영화 <도가니> /한겨레 자료사진
“복지재단 설립자의 조카·처조카
수년간 지적장애 여성들 성폭력”
장애인 시민단체·시 잇따라 고발
수년간 지적장애 여성들 성폭력”
장애인 시민단체·시 잇따라 고발
전북 전주의 한 장애인시설에서 지적장애 여성 7명이 이 시설의 복지재단 설립자의 조카와 처조카한테서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등 60여 단체가 참여한 ‘장애인 성폭력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3일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주의 ㅈ복지재단 산하 장애인시설에서 특수교사로 재직하던 ㅈ(44)씨가 1992년부터 2001년 사이 당시 17~25살이던 장애인 여성 7명을 성폭행했다”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앞서 ㅈ복지재단 장애인시설 교사들은 재단 설립자의 처조카이자 특수교사였던 ㅈ씨를 장애인 여성들을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로 올해 7월 경찰에 고발했다. 시설 교사들은 지난해 ‘도가니 사건’이 불거지자 같은 해 11월 피해 여성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자체 조사를 거쳐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전주시도 지난 10월 ㅈ복지재단 설립자의 조카이자 복지재단 산하 재활시설의 원장 ㄱ(53)씨를 장애인 여성 2~3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책위 등의 말을 종합하면, ㅈ씨는 장애인시설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고교 때부터 시설에서 피해 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해왔다. 지적장애 2~3등급의 피해 여성들은 ㅈ씨를 ‘오빠’나 ‘선생님’으로 부르며 따랐다. ㅈ씨는 피해 여성들을 장애인시설 안의 강당과 창고, 교실 등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고 대책위는 주장했다.
김병용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피해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하는데도 자치단체 등에서 제도적 지원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전주덕진경찰서는 피해 여성 7명 가운데 6명을 조사했으나 피고발인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여성들의 지능이 4~5살 수준으로 낮아 일관된 진술을 확보하기 어렵다. 진술을 받는 데도 피해자 한 명당 1개월씩 걸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자 조사가 끝나면 피고발인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달수 전주덕진경찰서 수사과장은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ㅈ씨는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ㅈ씨는 2009년에 복지재단의 또다른 장애인시설의 원장을 맡은 뒤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난 1월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 7명은 현재 장애인시설에서 격리돼 돌봄 쉼터 등에서 보호받고 있다.
ㅈ복지재단 쪽은 “수사가 진행중인 사안인데 당황스럽다. 이런 의혹이 일어난 것이 안타깝고 진상이 밝혀지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ㅈ복지재단에는 5개 시설에서 장애인 3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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