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수사때 총대멨던 진경락, 이영호와 2011년 봄 회동 표정
“야. 야. 좀 안아보자.”(이영호)
“손 대지마. 이 더러운 손으로 나한테 손 대지마.”(진경락)
지난해 5~6월의 어느날. 서울 서초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 사건의 ‘주역’인 이영호 당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최종석 행정관, 진경락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 만났다. 검찰의 1차 수사 당시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총대를 멨던’ 진 과장을 만나기 위해 이 비서관이 마련한 자리였다. 이 비서관은 당시 참고인 조사만 받았을 뿐 검찰 수사를 비껴갔고, 진 과장은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고 풀려났다.
출소 이후 이 비서관을 피해오던 진 과장이 이 자리에 나타나자, 이 비서관은 대뜸 그를 끌어안으려고 했다. 진 과장이 지난 5월27~28일 검찰의 재수사를 받을 때 작성된 진술조서를 보면, 진 과장은 “이영호가 술에 좀 취해 있었는데 문쪽으로 오면서 안아보자고 했고, 반말로 말하면서 제 몸에 손도 못 대게 했습니다”라고 진술했다. 그는 이어 “이 비서관이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너한테는 죽을 죄를 졌다’, ‘내가 평생 먹여살리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비서관을 왜 밀쳐냈냐’는 검사의 질문에 진 과장은 “제가 구속돼 재판을 받으면서 너무 괴로웠고, 참기 어려웠습니다. 저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 이영호이기 때문에 이영호에 대한 원망이 컸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이 비서관이 박영준 전 국무차장과 통화도 시켜줬다고 했다. 진 과장은 “박영준이 ‘야, 고생 많았다. 몸은 괜찮으냐’고 했다. 이영호가 ‘형님’이라고 ‘통화하라’고 억지로 휴대전화를 주면서 통화하게 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벌어진 일에 대한 이 비서관의 기억은 조금 달랐다. 이 비서관은 진 과장과의 대질조사 과정에서 처음에는 진 과장을 만난 사실조차 부인하다가, 이후 “진경락이 나를 만나주지 않아서 혼자서 3~4시간을 술을 마셨습니다. 그 뒤에는 술에 취했기 때문에 진경락을 만났는지 기억이 안납니다”라고 말했다. “평생 먹여살리겠다”는 말에 대해서는 “제가 돈을 벌면, 저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을 평생 책임져 주고 싶습니다. 더불어 함께 살고 싶은 거죠”라며 입막음 대가로 취업 알선과 돈을 준 것이 아닌지를 의심하는 검사의 질문을 피해 갔다.
이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둘 사이의 화해가 이뤄졌다고 볼만한 대목은 검찰 재수사 기록에 없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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