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브이 하세요~”라는 며느리의 말에 시아버님께서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시며 장단을 맞춰 주셨어요.
[토요판] 가족관계 증명서
사랑하는 시부모님께.
결혼하고 나서 한번도 편지를 써 드린 적이 없는 제가 공개편지를 쓰다니 쑥스럽네요. 드라마에서는 시댁과의 갈등이 단골소재이고, 남들은 ‘시’자가 싫어 시금치도 안 먹는다고 하지만, 그런 일들이 저에게는 딴 세상 이야기네요. 저에게 시댁은 항상 마음이 포근해지는 곳이거든요.
한정식집에서 처음 뵈었을 때 떨리는 마음을 달래주시던 어머님 아버님의 환한 웃음. “우리는 아들밖에 없으니 너를 딸처럼 생각하시겠다”던 그 말씀. 얼마나 제 마음이 따듯해졌는지요. 화려한 차림새는 아니셨지만 편안하고 소박한 그 모습에서 오히려 더 제 식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상견례였어요. 어머님께서 손수 써서 예물함에 넣어주신 편지. “우리 집에 보배가 들어왔다”는 그 말이 너무나 감동적이었어요.
이제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게 됐고 어느새 저희 둘뿐이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어요. 이런 저희 뒤에는 시부모님의 따뜻한 응원이 늘 든든하게 느껴져요. 한두달에 한번 시댁에 갈 때도 그 흔한 설거지, 과일 깎기 한번 안 시키시니 저는 웬 복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친정엄마는 눈치 없는 새댁이라며 가서 일도 좀 하고 그래야 한다고 면박주지만, 죄책감보다 절 아껴주시는 마음을 더 크게 느끼게 되네요. 게다가 만난 지 반년 만에 결혼했다는 핑계로 신혼을 즐기겠다며 아이도 미루는 철없는 며느리에게 손주 재촉 한번 안 하시니 정말 대한민국 새댁들이 보면 질투할 일이지요.
이렇게 행복에 겨웠는데도 얼마 전엔 그만 시아버님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네요. 약주 한잔의 힘을 빌려 저에게 전화하셔서는 “바라는 것 하나 없고 일주일에 한번은 전화해줬으면 좋겠다”던 그 말씀에 전 정말 죄송했어요. 많은 걸 바라신 게 아닌데…, 큰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섭섭하게 해드렸네요. 그리고 다음날 아버님께서 전화하셔서 “어제 한 말은 술김에 한 말이니 잊어버리라”는 말씀에 다시 한번 마음이 아팠어요.
저, 시부모님 마음을 모르지 않아요. 언제나 사랑받는 며느리이기에 제 얼굴에서는 항상 빛이 나는걸요. 감사한 마음에 얼마 전에 중국여행을 보내드렸지만 그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한 것 같아요. 저희 열심히 잘 살아서 보답할게요. 요즘은 2세를 만들기 위해서 먹을 것도 가려 먹고 운동도 하고 있답니다. 곧 좋은 소식 들려드릴게요. 사랑해요! 두 분의 며느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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