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 솔로몬저축 회장 법정증언
“이 전 의원에 박스로 3억원 건네”
“이 전 의원에 박스로 3억원 건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77·수감중)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7년 대선 당시 임석(50·수감중) 솔로몬저축은행 회장한테 “대기업 신세 지지 않고 건실한 중소기업의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이원범) 심리로 열린 이 전 의원 등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임 회장은 “2007년 10월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소개로 이상득 전 의원(당시 국회부의장)을 만났는데, 이 전 의원은 ‘대기업을 압력해 지원받는 걸 지양하고 건전한 중소기업 도움을 받아 깨끗하게 선거를 치르려고 한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임 회장은 이어 “A4 용지 박스 3개에 3억원을 담아 갔는데, 이 전 의원이 정 의원에게 ‘권오을 유세지원단장에게 전달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 전 의원과 면담이 끝난 뒤 3억원을 정 의원 차량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임 회장의 증언에 비춰보면, 이 전 의원은 2003년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기 어렵게 되자 2007년 대선 때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법정에서는 또 올해 초 청와대에서 이 전 의원의 금품수수 첩보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임 회장은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쯤 청와대에 근무하는 지인이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 지시로 왔다’면서 ‘이 전 의원에게 돈 준 게 사실이냐’고 구체적으로 물었다. 그래서 ‘그런 사실이 있다, 선거 때 도와드렸다’ 정도로만 답했다”고 진술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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