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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방관 또 순직…비통한 세밑

등록 2012-12-31 21:35

일산공장 화재 진압중 잔해 깔려
실종된지 7시간만에 숨진채 발견
2012년에만 8명째 안타까운 희생
2012년 마지막날, 화재 현장에서 진압작전을 펼치던 소방관이 또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소방관의 주검은 불에 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된 지 7시간 만에 발견됐다. 올 한해 동안 크고 작은 화재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다 숨진 소방관은 8명으로 늘었다.

31일 오전 10시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구산동의 한 문구류 제조공장에서 불이 났다. 공장 본관에서 시작된 불은 필기구용 잉크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을 태우며 인접한 창고 건물로 삽시간에 번졌다. 불이 난 곳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가건물 형태의 공장과 물류창고가 다닥다닥 붙어 있고 진입로도 좁아 소방관들이 초기에 불을 잡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도 일산소방서 소속 김형성(43) 소방장이 실종된 시각은 오전 10시45분께였다. 김 소방장은 후배 소방관 2명과 함께 공장 내부로 들어가 불길을 잡으려다 여의치 않자 후배들을 먼저 대피시켰다. 후배 소방관들은 지난 12월 초 일산소방서에 배치된 초임 소방관들이었다.

건물 1층에 진입해 불길을 잡으려던 김 소방장은 2층 바닥이 무너지면서 그 속에 깔렸다. 그러곤 연락이 끊어졌다. 동료 소방관들은 큰 불길을 잡은 뒤 굴착기를 동원해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건물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실종 지점을 파악하고 잔해를 치우느라 수색과 구조에 애를 먹었다.

결국 김 소방장은 실종 6시간55분 만인 오후 5시40분께 불에 타 무너져 내린 건물 귀퉁이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992년 9월부터 20년 동안 소방관으로 일해온 김 소방장은 부인 최아무개(41)씨와 팔순 노모를 모시며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 소방장이 가건물 형태의 공장에 불이 번지면서 붕괴 위험이 있었는데도 건물 안 진입을 시도한 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이날 소방당국은 인접 소방서를 출동시키는 ‘광역3호’를 발령해 소방헬기 3대와 소방차 등 장비 44대, 200명을 동원해 3시간30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불은 공장 건물 4동을 태웠다. 소방서는 동산과 부동산을 합쳐 모두 20억원어치의 재산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공장 직원들은 불이 나자 재빨리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앞서 김 소방장과 같은 소방서 소속인 의무소방대원 김상민(22) 일방은 지난 12월17일 일산 동구 덕이동 화재현장에서 소방 호스를 끌어올리다가 추락해 의식을 잃은 지 12일 만에 숨졌다. 김 일방 유족들은 “안전 장구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화재 진압에 동원됐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화재 진압 중에 순직한 소방관은 8명에 이른다.

고양/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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