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김정남 인터뷰’ 트위터글 문제삼아
<문화방송>(MBC)이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폭로로 잘 알려진 이상호 기자를 해고했다. 김재철 사장 취임 뒤 문화방송에서 해고된 이가 11명으로 늘었다.
문화방송은 15일 “인사위원회 결과 이 기자의 해고가 확정됐다. 사유는 명예훼손과 품위유지 위반”이라고 밝혔다. 해고는 이 기자가 대선 하루 전인 지난달 18일 트위터에 ‘문화방송이 김정남을 인터뷰했고 방송이 임박했다’는 글을 올린 게 발단이 됐다. 당시 사쪽은 “방콕 특파원인 허무호 기자가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있다는 소문이 있어 확인했을 뿐 김정남을 만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허 특파원이 대선일에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을 만나 5분간 대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이 기자는 문화방송 노조가 파업중이던 지난해 5월, 노조와 언론을 피해 다니던 김 사장을 만나 “사장님을 엠비시 사장으로 앉히는 과정에서 권력 실세들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는 말을 하며 인터뷰를 시도했다. 김 사장은 이에 수행원에게 “경찰 부르라”고 말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 기자는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사위원회 회부 이후 보름 넘게 시간을 끌더니 결국 해고를 통보했다. 이번 조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말한 대통합이 거짓이었으며, 새 정권하에서도 언론 환경이 어려워질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용마 문화방송 노조 홍보국장은 “경찰이 김 사장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판단을 내리자마자 나온 조처로, 김 사장의 오만이 불러온 해고”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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