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박근혜의 연금 교사 “기초연금 국민연금 안으로 흡수”

등록 2013-01-21 15:42

안종범 인수위 위원 2년전 “상속세 상향 반대
보험료율을 더 높여서 더 내도록 해야” 발언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을 선언한 박근혜 차기 정부의 ‘복지정책 기획자’인 안종범 위원(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용복지분과 위원, 새누리당 의원)이 2년 전 기초연금 확대를 주장하는 한편, 소요재원으로 세금 사용을 반대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지난 2011년 4월28일 국회에서 열린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공적연금제도의 개선방안 공청회’ 회의록을 보면, 이날 전문가 진술인으로 출석한 안 위원(당시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은 “기초노령연금을 지금 현재 국민연금체제 내로 흡수하고,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분리시켜, 기초연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1인 1연금 체제로 가자”라고 주장했다. 또 “상속세와 증여세 상향조정한 재원으로 연기금 부족재원을 확보하는 건 왜곡 가능성이 커 보험료를 더 걷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보험료율을 더 높여 더 내고 더 받도록 해야 하며, 더 내기 싫어하는 국민들한테 이 용돈제도를 제대로 된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보험료도 더 내야 된다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현재 기초노령연금은 고령화에 따라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니 이를 폐지하고 그 대신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지금 인수위에서 검토되는 안과 거의 같은 내용이다.

이날 공청회는 공개 토론회였지만 연금전문가와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의원들이 출석했고, 보건복지부와 납부자 단체인 민주노총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관인으로 이를 지켜봤다.

안 위원은 2018년까지 모든 노인 100%에게 기초연금(현재 기초노령연금의 2배, 20만원선)을 주겠다는 새누리당 대선공약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연금 공부’를 시킨 ‘과외선생’으로도 알려져있다.

인수위가 출범한 뒤 기초연금 확대를 목표로 추가 재원의 20~30%를 국민연금 보험료에서 충당하겠다는 인수위 검토안이 나왔는데, 이 또한 안 위원의 주장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일단 당에서는 늘어나는 기초연금 재원으로 국고를 사용할 방침이지만, 국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누리당 공약상 기초연금을 노인 100%에게 확대한다고 했을 때, 당은 내년부터 4년 동안 14조6672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반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39조361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의 추계가 잘못됐다는 얘기가 분분하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나누고, 특수직역연금(공무원 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수령자와 대기업 회장 같은 일부 고소득자들을 제외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공약의 계산이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퇴직연금과 국민연금 중복수령자 또한 기초연금 수령에서 제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상위 고소득자 30% 정도의 기초연금을 감액한다면 예산은 더욱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부족한 금액에 대해서는 적립금이 아니라 새로 마련된 기초연금 납입분(비례연금 부분 제외)에서 쓰자는 것이 인수위의 주장인 것이다.

민주노총 등은 추가비용을 상속세와 증여세 상향조정을 통해 만든 이른바 ‘부유세’로 메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인수위가 이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2년 전 특위에서 안 위원은 “상속세와 증여세 상향조정한 재원으로 연기금 부족재원을 확보하는 건 왜곡 가능성이 커 보험료를 더 걷는 것이 낫다”고 한 바 있다.

종합하면, 저소득층인 국민연금 미가입자들의 기초연금은 보험료 납부 상위자들의 기초연금 감액분에서 지급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자들은 국민연금 내의 기초연금 보험료에서 연금을 받게 된다. 지금처럼 국민연금(보험료)과 기초노령연금(세금)을 중복수급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 구성된 국민연금 보험료 안에서 기초연금(보험료)과 비례연금(보험료)을 따로 받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매달 87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납부자는 20만원의 기초노령연금을 더하면 107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기초연금과 비례연금을 나누면 이 연금납부자는 100만원이 안 되는 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려되는 문제는 또 있다. 국민연금은 저축이 아니라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소득재분배의 기능이 있다. 이를 균등부분이라 하는데, 균등부분이 개편 뒤에는 줄어들 수 있다.

고려대 김원섭(사회학, 연금학회) 교수는 “새정부의 기초연금 도입안은 수당보다는 사회부조안에 가까우며, 이렇게 봤을 때 현재의 급여수준은 유지하되 현재 20:20으로 돼있는 균등부분과 비례부분(낸 만큼 돌려받는 기능)을 조정해 균등부분을 축소하고 비례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앙대 김연명(사회복지학) 교수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40년이라 봤을 때, 본인의 평균소득월액에 견줘 수령하게 되는 연금액의 비율은 40%다. 이것을 소득대체율이라고 한다. 기초연금을 현재 5%에서 10%로 인상하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40%를 합해서 총 50%가 돼야 한다. 그러나 기초연금을 두배로 올린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30%로 깎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총 연금액 비율은 40%(기초연금 10%+국민연금 30%)로 오히려 노후에 받는 소득이 후퇴한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쪽은 이에 대해 “자세한 안이 확정될 때까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또또 이동흡 의혹…“근무시간에 무단 해외여행”
“이동흡 ‘생계형 권력주의자’로 불러야”
민주당, ‘박근혜 정책 지킴이’ 나선다
“독감 예방 주사 맞았는데 왜 감기가?”
[화보] 청문회 출석한 이동흡 ‘아~목이 타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