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후 국회에서 이동흡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6년간 3개계좌 통해 복잡한 거래
‘가족명의 투자’ 횡령의혹 커져
“국민세금으로 이자 놀이” 비판
‘가족명의 투자’ 횡령의혹 커져
“국민세금으로 이자 놀이” 비판
* MMF: 수시 입출금 가능한 고금리 금융상품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 특정업무경비를 입금한 계좌에서 3억여원이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펀드 계좌는 이 후보자와 부인의 명의로 개설된 것이어서, 공금을 가족의 투자에까지 돌려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22일 열린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가 헌재 재판관 재직 때 특정업무경비 3억2000만원을 받아 입금한 신한은행 서울 안국동지점 개인계좌에서 2007~2012년 6년간 총 3억196만원이 빠져나와 명의를 알 수 없는 두 개의 계좌로 이체됐다. 돈이 이체된 두 개의 계좌는 거래내역에 ‘2.51007E+11’로 표시된 머니마켓펀드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고금리 금융투자상품이다.
이체 내역을 보면,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뒤 하루이틀 만에 수백만원이 이체되는가 하면, 몇 달치 특정업무경비가 쌓인 뒤 한꺼번에 수천만원이 이체되기도 했다. 두 개의 계좌로 이체된 돈은 하루이틀 만에 다시 이 후보자의 개인계좌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최종적으로 이들 두 계좌에서 이 후보자의 계좌로 돌아온 돈은 2억6438만원으로, 빠져나간 돈에 비해 3758만원이 적은 액수다.
같은 기간 이 후보자의 계좌에서 돈이 이체된 적이 없는 또다른 머니마켓펀드 계좌에서 이 후보자의 개인계좌로 3228만원이 입금됐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자의 안국동지점 개인계좌는 3개의 머니마켓펀드와 복잡하게 돈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530여만원을 내준 셈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특정업무경비를 입금한 계좌에서 머니마켓펀드 계좌로 돈을 옮긴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이 후보자는 두 개의 머니마켓펀드 계좌가 자신과 부인 명의로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이틀 단위로 계좌 간에 돈을 주고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그런 거래를 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이 후보자 개인계좌에서 종신보험료 5300만원, 연금저축비 1500만원, 신용카드대금 9700만원 등이 빠져나간 사실이 전날 밝혀진 데 이어, 이날 자신과 부인 명의의 머니마켓펀드 계좌로 거액이 이체된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공금횡령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이에 대해 박홍근 의원은 “머니마켓펀드는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금융상품이다. 국민 세금을 가지고 예금자보호도 안 되는 상품에 (투자해) 이자놀음을 했다”며 “특정업무경비를 입금한 계좌에서 보험료·카드대금이 나간 것도 문제지만, 또다른 개인계좌로 나간 것은 분명한 횡령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후보자는 공금이 개인 돈과 뒤섞이고, 또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 계좌로 입금된 것 등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없고 공금을 유용하거나 횡령하지 않았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 후보자는 “돈은 섞이기 때문에 어느 통장에서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없다. 돈은 필요한 대로 이쪽저쪽 옮긴다”고 말했다.
이경미 윤형중 박태우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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