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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 후보, 공금으로 재테크한 셈…MMF서 딸 유학자금 송금

등록 2013-01-23 20:09수정 2013-01-24 13:27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후 국회에서 청문위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걸어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이틀째인 22일 오후 국회에서 청문위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걸어오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개인계좌와 60차례 잦은 거래
MMF선 보험 등 자동이체 안돼
납기일 맞춰 개인계좌로 옮긴듯
“이자 하루라도 더 챙기려는 목적”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3억여원을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계좌에 입금한 뒤 60차례나 입출금을 반복하는 ‘희한한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금융 전문가들은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챙기기 위한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자가 머니마켓펀드 계좌에서 셋째 딸의 유학비를 송금한 사실도 새로 확인됐다. 재판 활동과 부서 운영에 쓰라고 준 돈을 이용해 ‘이자놀음’을 하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 사무처로부터 매달 평균 400만원씩 현금으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자신의 신한은행 서울 안국동지점 계좌에 입금했다. 이 후보자의 재판관 임기 6년 동안 이렇게 입금된 특정업무경비는 모두 3억2000만원에 이른다. 이 계좌에 들어간 돈은 3개의 머니마켓펀드 계좌로 이체됐다 다시 돌아오기를 60차례나 반복한다. 머니마켓펀드 계좌에서 수백만~수천만원 단위로 빠져나온 돈이 불과 며칠 안에 다시 입금되곤 했다.

이런 식으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신한은행 계좌에서 머니마켓펀드 계좌로 흘러들어간 돈은 모두 2억8656만원이고, 다시 신한은행 계좌로 돌아온 돈은 모두 2억4530만원이다. 결국 4126만원이 애초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를 입금한 통장으로 되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민주통합당 쪽은 이 돈을 최소한의 횡령 액수로 보고 있다.

이 후보자는 머니마켓펀드를 이용해 이자를 더 챙긴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둘쨋날 이 후보자는 머니마켓펀드에 대해 “이자율이 좀 높은 예금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머니마켓펀드 계좌를 이용한 2007~2010년에는 이 상품의 이자율이 연간 4.0~4.5%까지 올라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일반 예금은 이자가 0.1~0.2% 수준이었다. 서울의 한 대형은행 자산관리 전문가는 “머니마켓펀드는 금리가 높은 기업어음이나 양도성예금증서 등 초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일종의 펀드이지만, 그냥 펀드가 아니다. 마치 예금통장처럼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하고, 이자율이 일반예금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대신 손실이 날 수도 있고, 예금자 보호가 안 된다.

신한은행 개인 계좌와 머니마켓펀드 계좌 간에 60차례에 걸쳐 돈을 주고받는 복잡한 거래를 한 이유도 머니마켓펀드의 특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머니마켓펀드 계좌를 통해서는 신용카드나 보험료 등을 자동이체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상적으로는 머니마켓펀드에 돈을 넣어두고, 카드대금 결제일이나 보험료 납기일에 맞춰 자동이체가 가능한 일반 예금계좌로 돈을 옮기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한 자산관리 전문가는 “일부 고객들은 각종 생활비가 자동이체되는 예금통장과 머니마켓펀드 계좌 사이로 자주 돈을 옮기며 하루라도 더 높은 이자를 챙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머니마켓펀드 계좌에 입금된 돈으로 딸의 유학자금을 송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22일 저녁 그동안 제출하지 않던 외화 송금내역 일부를 추가 공개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가 입금된 머니마켓펀드 계좌에서 2008년 7월 1111만원을 인출해 미국에 있는 셋째 딸에게 보냈고 2009년 6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637만원을 송금했다.

이 후보자가 자료를 뒤늦게 제출한 것이 머니마켓펀드 계좌의 존재를 숨기기 위한 것 아니었냐는 의혹도 나온다. 서영교 의원은 “줄기차게 외화 송금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청문회 막판에 머니마켓펀드로 보낸 일부 내용을 보내왔다. 결국 머니마켓펀드의 존재를 숨기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 늦기 전에 나머지 송금내역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 의혹 리스트(계속 추가중)

(1) "친일파 국가재산 환수 위헌"

(2) 홀짝제 피하게 관용차 더달라, 송년회 때 삼성협찬 받아와라, 검찰에 골프부킹 책임져라, 위장전입

(3) 저작권법 위반 논란

(4) 군 복무중 석사 학위 취득 논란

(5) ‘긴급조치 헌법소원’ 주심때평의 미루기

(6)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

(7) 6억 벌어 6억 저축? 재산 불린 과정 의혹

(8) "다시 돌아올거야" 퇴임 4개월 지나서야 짐 빼기

(9) 불법 정치자금 후원 전력

(10) 병원비 보험사에 떠넘기기의혹

(11) 집 근처서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12) 공금으로 부부 관광성 외유

(13) 직원에게 대리운전 시키기, 여직원엔 "법복 입혀달라"

(14) 이동흡 후보자 부천지원장 때 조폭두목 3일만에 풀려나…왜?

(15) 사찰기부금 출처, 딸 유학비 계좌 못밝혀…"허위영수증 냈나" 

(16) 해외출장 중 관용차 사용…이동흡 ‘유령? 

(17) 2억대 공금 받은 계좌서 개인보험료 냈다 

(18) 장남 군복무때 1주일 1번…사병 2배 넘는 97일 휴가 

(19) 이동흡, 딸의 피부양자로 등록…건보료 안내 

(20) 특정업무비 3억여원 본인·부인 MMF계좌로 빠져나가 

[관련영상] 총리·청와대·4대강·이동흡…‘상식이 옳다’ (한겨레캐스트 #27)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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