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우 방문진 이사장
단국대 박사논문 ‘표절’ 최종 판정에 재심청구
23일 신년 이사회에도 불참…연락두절 상태
23일 신년 이사회에도 불참…연락두절 상태
“표절로 판명되면 물러나겠다”→“본조사 결과가 표절로 나오면 물러나겠다”→“학위가 취소되면 물러나겠다?”
박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최종 판정을 받은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재우 이사장의 버티기가 점입가경이다. 급기야 방문진 이사들은 김 이사장이 논문 표절에 대해 소명하지 않으면 불신임 또는 사퇴 권고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결의문을 냈다.
24일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문진 관계자와 이사진 말을 종합하면, 김 이사장은 최근 단국대에 박사 논문 표절 판정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비조사에 이은 본조사 결과 역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단국대 본조사에서 표절 판정을 받은 뒤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왔으며, 23일에 이어 이날도 방문진 이사회에 불참했다. 김 이사장은 지방에 문상을 갔다가 설사병이 나 입원 치료를 받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는 16일 김 이사장의 이 학교 경제학 박사 논문인 ‘한국주택산업의 경쟁력과 내장공정 모듈화에 관한 연구’에 대해 “표절한 부분이 양적으로 방대할 뿐만 아니라, 표절된 부분이 전체적 논지와 밀접히 관련되어 그 정도가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23일 이사회에서 “김 이사장은 ‘단국대가 표절로 판명하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겠다’는 공언을 했다. 이제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여당 추천 이사들은 “오늘은 본인이 참석을 안했다. 반론권을 보장해줘야지 우리끼리 이야기할 순 없다”며 김 이사장을 감쌌다고 한다. 차기환 이사는 “속기록을 찾아보니, 김 이사장이 표절로 판명나면 이 자리에 오지 않겠다는 말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퇴진의) 조건은 학위가 취소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고 야당 쪽 이사들은 전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8월 22개 학술단체로 구성된 학술단체협의회가 “논문이 116쪽 중 66쪽에 걸쳐 베끼기, 짜깁기, 데이터 변조, 무단 게재를 했다”고 밝히자, “표절로 판명되면 이 자리에 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단국대가 지난해 9월 예비조사에서 “표절 혐의 정도가 중하다”는 결과를 내놓자 “본조사를 통해 최종 결론이 나면 그때 물러나겠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에는 본조사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더니, 본조사 결과가 나오니 학위 취소를 전제로 물러나겠다며 3차 방어선을 친 셈이다.
그러나 24일에는 여당 추천 이사들도 김 이사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압박하는 대열에 섰다. 방문진 이사들은 회의 뒤 “귀하의 논문 표절과 관련하여 단국대의 본조사 결과가 2013년 1월 15일에 발표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귀하의 입장을 듣고자 하오니 2013년 1월 30일(수) 08시30분에 열리는 제2차 임시이사회에 출석하여 소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만일 위 기일에 불출석할 경우 귀하에 대한 이사장직 불신임 또는 사퇴권고 등의 조치를 엄중히 판단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방문진 이사들은 또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전날 이사회에 나왔다가 김 이사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보고를 하지 않고 돌아간 것에 대해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고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2012년 9월 27일에 문화방송 사장이 2012년 2차례에 걸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불출석한 것에 대해 <본회 이사회에 문화방송 사장 불출석에 대한 경고 통보>로써 엄중 경고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주의,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하는 2013년 1월 23일 오후 3시로 예정된 <문화방송 상반기 업무보고>에 또다시 무단으로 불참하였습니다. 이는 방송문화진흥회법 제5조에 명시된 <진흥회가 최다 출자자인 방송사업자의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 업무를 전면 부정한 것이며, 진흥회 이사회와 이사들을 모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진흥회 고유의 직무 수행을 방해한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위서를 사전에 제출하고 2월 7일 진흥회 이사회에 출석하여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라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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