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공장서 배관수리 협력사 직원 1명 숨지고 4명 부상
이상증세에도 당국에 신고안해…삼성쪽 은폐 의혹 부인
이상증세에도 당국에 신고안해…삼성쪽 은폐 의혹 부인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돼 밸브 수리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삼성 쪽은 공장 안에서 작업자가 불산에 노출돼 이상증세를 보이는데도 7시간이 넘도록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27일 밤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구역인 11라인 옆에 있는 화학물질중앙공급장치(CCSS)에서 불화수소희석액(불산)이 누출됐다. 경찰은 “불산이 누출된 저장탱크는 500ℓ의 불산을 저장하는 탱크로, 탱크의 하부 밸브가 녹아 불산이 누출됐다”고 28일 밝혔다.
앞서 삼성 쪽은 27일 오후 1시30분께 불산 공급 장치의 이상을 파악하고 협력업체인 에스티아이(STI)서비스의 박아무개(36)씨 등 직원 5명을 불러 밤 11시부터 보수작업에 들어갔다. 협력업체 직원들은 28일 새벽 4시30분께 밸브 교체 작업을 마쳤으나 오전 7시30분부터 목과 가슴의 통증을 호소했다. 증세가 심한 박씨는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으나 오후 1시께 숨졌다.
삼성전자 쪽은 27일 오후 불산 누출 사고를 감지하고 28일 오전 인명 피해가 생긴 지 한참 뒤인 오후 2시42분께 전화로 경기도에 통보했다. 협력업체 직원 박씨가 불산이 누출된 탱크의 고장난 밸브를 수리하고 이상증세를 보인 지 7시간 만이었다. 현행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에는 유해화학물질 사고가 발생하거나 또는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위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지방관서 등에 신고하도록 되어 있다.
삼성전자는 사고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김준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현장 작업을 마친 뒤에 보호장구를 해제하고 나서 목 주변 반점 등 이상현상을 발견해 관련 부서에 통보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통상적인 유지·보수 작업이었지만 화학물질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신고 의무가 발생했고 그래서 사망 이후 한 시간 뒤에 경기도청에 신고했다. 은폐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누출된 불화수소희석액은 2~3ℓ로 소량이고, 누출시 폐수처리장으로 자동 이송되는 구조여서 사외로 누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화성/김기성 홍용덕 김진철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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