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최태원 SK회장 법정구속…‘검찰의 봐주기’ 법원이 제동

등록 2013-02-01 08:23수정 2013-02-01 10:38

31일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31일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최태원 에스케이(SK) 회장.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1심서 징역4년…“최 회장이 1천억대 회삿돈 전용”
검찰이 5년 구형한 동생 최재원 부회장엔 “무죄”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내어 선물 투자에 전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불구속 기소된 최태원(53) 에스케이(SK) 회장이 31일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검찰이 최 회장과 달리 수사 과정에서 구속까지 했던 동생 최재원(50) 부회장은 오히려 무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검찰이 최태원 회장과 상관없는 최재원 부회장의 단독 횡령이라며 기소한 부분에 대해서도 법원은 최 부회장의 무죄를 선고하면서 사실상 책임은 최 회장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형제의 수사·재판 결과가 엇갈린 것은 검찰의 노골적인 ‘최태원 봐주기’가 있었던 탓이다.

최 회장 형제의 횡령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에스케이 계열사가 창업투자회사 베넥스에 출자한 465억원(1차 출자)을 횡령한 혐의로 최 회장을 불구속 기소하고, 최 부회장은 최 회장과 함께 465억원의 횡령을 공모한 혐의에 더해 횡령금을 메워넣으려고 에스케이 계열사 자금 485억원(2차 출자)을 추가로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애초 수사팀은 선물 투자와 횡령의 주체를 최 회장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지만, 한상대 검찰총장 등 지휘부가 이를 막아 최 부회장의 구속영장만 청구했다고 한다. 기소 단계에서도 수사팀은 최 회장에게 ‘1차 출자’뿐만 아니라 ‘2차 출자’에 대한 횡령 혐의까지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검찰 수뇌부에 의해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봐주기 기소’는 ‘봐주기 구형’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결심공판에서 검사가 최 회장을 100분 동안 강하게 질타하면서도 양형기준상의 최저 형량인 징역 4년만 구형한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수사팀은 징역 7년, 또는 낮춰도 징역 5년을 구형하겠다고 보고했지만 한 총장은 4년 구형을 지시했다. 최 회장과 한 총장은 고려대 동문으로, 오랫동안 테니스를 함께 치며 교분을 유지해온 사이였다.

검찰은 “모든 걸 다 내가 했다”는 최 부회장의 진술을 이유로 그에게 최 회장의 횡령 책임까지 씌웠지만, 법원은 정반대의 결론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원범)는 “최 부회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을 살리려고 동생인 최 부회장이 거짓진술을 하면서까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려고 했다는 얘기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은 에스케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배경으로 100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펀드조성용 선지급금으로 출연하도록 하여 베넥스를 통해 관리하다가, 그 자금 중 약 500억원은 대외로 유출하여 임의로 사용하고 나머지 약 500억원은 그 유출된 펀드조성용 자금의 보전을 위하여 전용했다”고 밝혔다. 1차 출자는 물론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2차 출자까지 모두 최 회장이 지시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가 최 회장의 여러 혐의 가운데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검찰의 구형량과 똑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검찰의 구형량이 지나치게 낮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 회장은 검찰의 수사·기소·구형 전 과정에서 ‘혜택’을 누렸지만, 구치소 수감을 피하진 못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이마트, 만원에 사서 만원에 팔아도 남는 이유는…
“국정원 황당한 말바꾸기, 범죄자와 같은 심리”
‘MB사돈’ 효성 조현준 이사직 불법 유지
원앙 수컷의 짝짓기 유혹…가슴 크게, 더 크게
마광수, 이것은 변절이다…야하지 않은 소설 ‘청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