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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역외탈세’ 사실상 첫 유죄… ‘선박왕’ 권혁 법정구속

등록 2013-02-12 19:54수정 2013-02-12 22:58

징역 4년·벌금 2340억 선고
“소득세법상 국내거주자 해당”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정선재)는 12일, 재산을 국외에 숨겨 22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조세 포탈)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선박왕’ 권혁(63) 시도상선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34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거액의 재산을 국외에 은닉하고 국내 거주자가 아닌 것처럼 꾸며 탈세하는 ‘역외탈세’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국내 활동 기록, 병원 출입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은 국내에서 주거지를 유지한 채 경제·사회 활동을 하고 상당한 국내 자산을 보유하는 등 국내에서 삶의 근거지를 형성해왔으므로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은 자신이 국내 거주자가 아닌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자신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국내 자산을 홍콩에 있는 서류상 회사로 양도하고 시도그룹 국내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서 형식상 사임한 채 경영을 계속하는 방법으로 국내에서의 직업과 소득을 은폐했다. 또 자신이 사실상 100% 소유하는 시도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을 해외 조세피난처인 케이맨 군도에 설립된 법인에 명의신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소득을 은닉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역외탈세는 법적 쟁점이 복잡하고 혐의를 밝혀내기 쉽지 않아 처벌이 어려웠다. 국세청은 카자흐스탄 구리 채광업체의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의 차익을 남긴 ‘구리왕’ 차용규(57)씨에 대해 역외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벌여 1600억원의 세금을 매기려 했으나, 과세적부심사위원회에서 차씨를 국내 거주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세금을 부과하지 못했다. 또 봉제인형을 미국에 수출해 큰 수익을 올린 ‘완구왕’ 박종완(65) 애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도 947억원의 재산을 국외로 은닉하고 종합소득세 437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법원이 권 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것은 역외탈세를 중대 범죄로 보고 엄벌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재판부는 “역외탈세 범행은 대다수의 성실한 납세자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국민경제를 교란시키며, 포탈 세액이 무려 2200여억원에 이르러 국고 손실이 매우 크므로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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