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보다 차별 더 심해져
결혼이민자·귀화자가 30만명에 육박해 5000만 총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지만, 10명 중 4명이 차별 또는 무시를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지난해 7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전국 다문화가족 1만5341가구를 대상으로 ‘2012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다문화가족은 26만6547가구로 결혼이민자와 귀화자는 28만3224명이었다. 특히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22만6084명으로 남성이 5만7140명의 4배 수준이었다. 이들의 만 9~24살 자녀는 6만6534명이 국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신국적은 한국계 중국이 32.1%로 가장 많았고, 중국 21.2%, 베트남 18.3%, 일본 5.8%, 미국 2.9% 차례였다.
결혼이민자·귀화자들의 41.3%는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년 전 조사 36.4%에 견줘 4.9%p 높아진 것이다. 성별로는 남성(42.2%)이 여성(41.1%)에 견줘 차별 경험자 비율이 높았고, 남부아시아(55.1%), 동남아시아(55.0%) 출신들이 심각한 차별을 당한 반면, 미국(28.5%)과 일본(29.8%)출신은 차별 경험률이 낮았다. 차별을 당한 장소는 직장이 4점 만점에 2.50점으로 가장 높았고, 상점·음식점·은행 등 점포(1.74점), 거리나 동네(1.73점), 동사무소·경찰서 등 공공기관(1.53점), 학교·보육시설(1.50점) 차례였다.
월평균임금은 100~200만원이 47.9%로 가장 많았다. 여성은 월 100~200만원 소득자가 47.4%였고, 200~300만원 미만은 3.6%에 그친 반면, 남성은 100~200만원이 49.1%로 가장 많았지만 200~300만원 또한 22.4%로 적지 않았다.
다문화가구 자녀인 남자 청소년의 학교폭력피해율은 9.9%로, 여자(7.6%) 또는 우리나라 전체 학생폭력 피해율 8.5%에 견줘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학교폭력 피해율이 높아 9~11살은 10.5%, 12~14살 10.1%, 15~17살 4.2%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성인은 고용이 확대되면서 직장에서 차별 노출 가능성이 커 차별경험이 높고, 다문화자녀의 경우 초등학교와 중학교 단계에서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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