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3·1절을 맞아 최근 비밀 해제된 영국·미국 국가기록 부처의 일제강점기 한국 관련 자료를 28일 공개했다. 일제강점기에 남태평양 타라와섬으로 끌려간 한국인 노동자들(왼쪽)과 일제가 수탈하려고 미곡을 쌓아놓은 제물포항(오른쪽)의 모습에서 일제 억압과 수탈로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한국인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엿보인다. 국가기록원 제공
국가기록원, 비밀해제 자료 공개
영국 정보국, 독립운동 상세 보고
미국 소장 일제 수탈 사진도 주목
영국 정보국, 독립운동 상세 보고
미국 소장 일제 수탈 사진도 주목
“1919년 3월4일, 서울의 한 레스토랑에서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모여 독립선언을 발표한 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을 체포하도록 요청했다. 모든 주요 도시와 읍내의 독립투사들이 시위를 조직했고…, 수많은 젊은 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운동에 가담해 열렬한 반일 운동을 시작했다.”
영국 정보국(SIS·Secret Intelligence Service 또는 MI6) 극동지부가 1923년 7월 본국 외무부에 보낸 문서의 일부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28일 공개한 이 자료는 영국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던 문서로서, 최근 비밀이 해제되면서 알려지게 됐다.
공개된 문서에는 일제 강점기 3·1운동을 포함한 독립운동의 전반적인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1919년 10월23일치 보고서에는 “상하이 임시정부가 본국과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받았는데,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냈다”고 쓰여 있다.
약산 김원봉(1898~1958) 선생이 조직한 의열단과 관련해 “약 200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한국인 비밀결사체이다. 국내외 지부를 두고 있으며, 단체의 수장은 현재 북경에 있는 김약산이다. 단체의 목적은 한국과 일본에 있는 일본인 관리들을 암살하는 것이다”라고 기록했다. 또 “한 달 전에 이 단체 회원 한 명이 중국 청도에 있는 독일인이 만든 폭탄 160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100개가 한국으로 반입되었다.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동경에서 활동 중이다”라고 보고했다.
의열단은 1919년 11월 김원봉 등이 만주에서 조직한 무장투쟁 독립운동단체로, 1921년 9월 조선총독부 폭탄 투척 등을 실행했다. 독립기념관의 김도형 박사는 “세계 최고 정보국 가운데 하나인 영국 정보국에서 당시 한국 독립운동에 대한 첩보 내용을 본국에 지속적으로 보고했다는 점과 독립운동에 대한 영국의 관점을 살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가기록관리청에서 소장중인 일제 억압과 수탈 현장을 담은 사진도 여럿 공개됐다. 1940년대 초 어린 학생들이 옷과 신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학도보급대로 동원되는 모습과 일제에 의해 강제로 남태평양 타라와섬에 끌려가 부상당한 노동자들의 모습 등에서 당시 힘겹게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고단한 삶을 생생히 읽을 수 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교과서 실렸는데도… 5·16을 쿠데타라 못부르는 교육부장관 후보
■ 일제 “조선인 열등” 판단 근거는 A형 혈액형
■ 김행, ‘지각 브리핑’하면서 “그만 좀 조져라”
■ 취임뒤 나흘, 가장 바쁜 시기에…박 대통령 목요일 하루 ‘쉼표’ 왜?
■ ‘비빕밥’에 뿌려진 일본 ‘노리’…“기무치 꼴”
■ 교과서 실렸는데도… 5·16을 쿠데타라 못부르는 교육부장관 후보
■ 일제 “조선인 열등” 판단 근거는 A형 혈액형
■ 김행, ‘지각 브리핑’하면서 “그만 좀 조져라”
■ 취임뒤 나흘, 가장 바쁜 시기에…박 대통령 목요일 하루 ‘쉼표’ 왜?
■ ‘비빕밥’에 뿌려진 일본 ‘노리’…“기무치 꼴”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