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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파공작 훈련중 망치자루로 내리쳐…목만 뺀채 땅에 묻기도”

등록 2013-02-28 21:00

법원, 정신이상 30대 유공자 인정
판결과정서 가혹행위 과정 드러나
영화 <실미도>에서 묘사한 것처럼 북파공작원들이 실제로 가혹한 훈련 과정에서 숨지거나 정신이상 등 극도의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지법 행정2단독 왕정옥 판사는 28일 북파공작원으로 훈련받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 김아무개(36)씨가 수원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비해당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왕 판사는 “입대 전까지 김씨가 정신이상 증세가 없었던 점, 군복무를 하면서 폭행 등 가혹행위와 스트레스에 의한 정신적 충격으로 김씨의 정신질환이 악화된 점 등 김씨의 질환이 군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고교를 졸업한 1997년 4월 ‘50개월 근무를 마치면 1억원 이상을 주고 제대 뒤 국가기관에서 근무하게 해준다’는 모병관의 말에, 이른바 요인 납치·암살, 첩보 수집 등을 주임무로 하는 북파특수임무요원(HID)으로 입대했다.

그는 동료 24명과 함께 강원도에서 신병으로 특수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교관이 망치 자루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쳤으나 옆의 동료가 맞자 김씨는 극심한 공포감과 자책감을 느꼈다.

부대 배치 뒤 훈련은 더 가혹했다. 선임들은 야구방망이로 하루 2~5차례 때리는 등 구타의 연속이었다. 한겨울 계곡 얼음물에 2~3시간 들어가는 ‘빵빠레’ 중에는 동료 1명이 숨졌다. 구덩이에 들어간 채 잘못할 때마다 물을 채워넣는 공포 속에서 모스 부호 송수신훈련을 받았다.

적응하지 못한 후배를 선임들이 투검 훈련용 표적 옆 나무에 묶는가 하면 목만 내놓은 채 땅에 1주일을 묻었다가 결국 후배가 숨진 사건 등으로 충격을 받고는 말을 중얼거리며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1년 6월 중사로 전역한 뒤 증세는 더 나빠졌다. 부모에게 ‘북한으로 넘어가’라고 소리치는 등 환청과 불안, 기이한 행동으로 정신병원을 오갔다.

김씨는 2005년 12월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냈다. 그러나 디스크 등 일부를 빼고는 정신분열증이 공무 수행 중 부상으로 인정되지 않자 지난해 소송을 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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