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삼성 ‘특허 배상액’ 절반 삭감

“배심원단, 배상액 산정에 오류” 판결
애플에 배심원 평결 완패에서 일부 만회
재심서 배상액 더 늘어날 가능성도

미국 법원이 애플의 특허 침해에 따른 삼성전자의 배상액을 절반가량 삭감했다. 배심원 평결 배상액 10억5000만달러(약 1조1400억원) 중 4억5050만달러가 줄어든 한편, 배상액이 삭감된 기종의 특허 침해 여부와 관련한 재판이 새로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1일(현지시각) 1심 최종판결을 통해 배심원 평결의 일부 잘못을 지적하면서 이처럼 판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상액은 5억9950만달러(약 6500억원)로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고 판사는 배상액이 삭감된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 14개종의 특허침해 여부와 관련한 재판을 새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판사는 “법원은 배심원들의 배상평결 중 일부 받아들일 수 없는 법률이론이 적용된 것을 확인해 (배상액을) 삭감했다. 이와 관련된 (삼성전자의) 14개 기종의 배상액과 관련해서는 배심원들의 의도에 근거한 합리적인 배상액 계산이 불가능하므로, 새 재판을 열 것을 명령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배심원 평결에서 애플에 완패한 이래 패배를 일부 만회하게 됐다. 배심원 평결이 법원 판결로 그대로 이어지는 관행을 깨고 쟁점의 일부를 평결 이전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하며 첫 법정 공방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이 새 재판을 명령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상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번에 배상액이 확정된 제품은 갤럭시S2 등 모두 14종이고, 새 재판 명령이 내려진 제품은 갤럭시 프리베일 등 14종이다. <에이피(AP) 통신>은 새 재판에서 애플의 손해액을 다시 산정하면 배상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판결의 배상액도 법정 이자와 추가 판매량에 따라 추가될 수 있다.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트’는 미국 재무성 증권 금리에 따란 52주치의 판결 전 이자와 평결 이후 판결 때까지의 판매량에 따른 추가 배상액 등이, 애플이 받을 배상액에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 모든 복잡한 예상은 양쪽의 항소가 확정되면 별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 모두 항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법원이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배상액 중 일부를 인정하지 않고 새로운 재판을 결정한 것을 환영한다.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에 대해서도 검토한 뒤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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