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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간첩사건’ 된 ‘부자상봉’ 28년만에 완전 누명벗었다

등록 2013-03-05 19:51

42년만에 만난 아버지가 준 돈
‘조총련 공작금’ 둔갑 돼 7년형
재심 수용 서울고법 무죄 선고
42년 만의 만남이었다. 세살 때 헤어진 아버지는 늙은 모습으로 정아무개씨 앞에 앉았다. “그동안 가장 노릇 하면서 어머니 모시느라 얼마나 고생했니.” 아버지는 정씨에게 생활비로 쓰라며 일본 돈 100만엔과 한 돈짜리 금반지를 건넸다.

일제 강점기에 돈을 벌러 일본으로 건너갔던 아버지는 해방이 된 뒤 글을 모르는 한국인 강제징용자의 귀국을 돕다 고국으로 돌아올 때를 놓쳐 일본에 머물렀다. 이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활동을 하던 아버지의 소식을 편지로만 들었던 정씨는 마흔다섯이 되던 1983년 8월 일본 도쿄 총련 산하 신용조합협회 사무실에서 당시 67살의 아버지와 재회한 것이다.

그런데 정씨가 귀국한 지 며칠 뒤 갑자기 집에 국가안전기획부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반국가단체 구성원인 아버지한테서 통일사업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받고 공작금을 받았다며 정씨를 체포한 것이다. 안기부는 정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및 금품수수 등) 혐의를 씌웠다. 정씨는 이듬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억울한 정씨는 대법원까지 가서 간첩 누명은 벗었지만, 돈을 받은 사실은 그대로 유죄가 인정돼 1985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정씨는 27년 만인 지난해 7월 재심을 청구했다. 법원은 재심을 개시했고, 지난 1일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윤성원)는 “정씨가 받은 액수가 공작금으로서는 적은 점도 고려하면, 받은 금품이 혈육의 정에 기초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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