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함께 테니스를 치던 파트너가 공손히 가져다주는 공을 건네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5시간 이용하고도 3시간 요금 7만5000원만 결제
한국체육산업개발 “의전상 앞뒤 1시간씩 뺀 것” 해명
한국체육산업개발 “의전상 앞뒤 1시간씩 뺀 것” 해명
‘황제테니스’도 모자라 ‘반값테니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편법으로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테니스장 이용요금도 덜 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박홍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20일 공개한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이명박) 전 대통령 실내테니스 이용현황 및 결제내역’을 보면, 이 전 대통령은 토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5시간 동안 테니스장을 이용하면서 3시간 요금에 해당하는 7만5000원만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기준으로 시간당 2만5000원씩 총 12만50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5만원을 덜 낸 것이다.
실제로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온라인 예약시스템 차단기록에는 지난 3월2일부터 4월13일까지 토요일 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다섯시간 동안 5번 코트 예약시스템을 완전 차단해 일반인들의 예약 자체를 원천봉쇄했다.
한국체육산업개발 쪽은 “전 대통령의 의전상 실제 이용시간 앞뒤로 1시간은 관리시간으로 빼놓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의원은 “5시간 동안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테니스장을 이용하면서 3시간만 사용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이 전 대통령쪽의 요청없이 한국체육산업개발 스스로가 2시간씩 관리시간을 빼놓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choi****는 “‘반값아파트’ ‘반값등록금’ 그 중에 제일은 ‘반값테니스’니라”며 이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 동안 ‘반값’ 조어를 만든 것에 빗대 이번 ‘꼼수’테니스를 비판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myt****는 “일반인의 접근을 막아가며 나홀로 테니스를 꼭 쳐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모습이다”라고 적었고, @sun****은 “(이 전 대통령과 달리) 국민들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현장 방문도 신중했던 대통령도 있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에도 서울시테니스협회 초청으로 남산 테니스장을 여러해 동안 공짜로 이용하는 등 ‘황제 테니스’를 즐겼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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