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5일 일본 쓰시마시 이즈하라항에서 열렸던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에서 조선시대 옷차림을 한 현지 주민들과 한국인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제공
‘아리랑축제’ 표현도 삭제
일본 의원·각료들이 2차대전 전범 제사를 지내는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하며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일본 쓰시마시와 민간단체가 ‘한국 절도단이 대마도에서 훔쳐간 불상을 한국 정부가 반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980년부터 해마다 여름 축제 때 열어온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 행사를 33년 만에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여름 축제 이름에서 ‘아리랑축제’라는 표현을 삭제하기로 했다.
24일 부산문화재단과 쓰시마시 부산사무소 등의 말을 종합하면, 쓰시마시 조선통신사행렬진흥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해마다 8월 초 여는 ‘쓰시마시 이즈하라항 축제-아리랑축제’의 주요 행사인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을 취소했다. 진흥회 산하 쓰시마시상공회 청년부 이즈하라지부는 지난 17일 아리랑축제라는 이름을 빼기로 결정했으며, 새 이름을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쓰시마시는 1964년부터 민간단체와 함께 이즈하라항 축제를 열었다. 80년부터는 한국 관광객 유치와 한-일 우호관계 증진을 내세워, 1607~1811년 조선시대 국왕이 파견한 외교사절인 조선통신사가 대마도(쓰시마)를 거쳐 도쿠가와막부가 있던 에도(지금의 도쿄)까지 갔던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어왔다. 88년부터는 축제 이름에 ‘아리랑축제’를 추가했다. 행렬 재현은 부산문화재단과 쓰시마시 부산사무소가 초청한 인물 등 80여명과 쓰시마시 주민 320여명 등이 조선시대 옷차림을 하고서 이즈하라 시내 약 1㎞를 1시간 남짓 행진하는 것이다.
쓰시마시가 반환을 요구하는 불상은 나가사키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이다. 지난해 10월 한국 절도단이 쓰시마시 관음사에서 훔쳤다. 일본 정부는 장물이므로 즉각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대전지법은 충남 서산의 부석사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불상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부석사에 있던 불상을 일본 관음사가 정당하게 취득했다는 점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일본 반환을 금지하도록 결정한 것이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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