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속영장 신청…친모도 입건
카니발 승합차 안은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유기견 6마리의 배설물이 굴러다니고 음식물 쓰레기는 물론 바가지·컵 등 세간살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런 공간에 어린 아기가 눕혀져 있었다는 점이다.
한달간 쓰레기 가득한 승합차에서 생후 7개월 된 유아무개양을 키우며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유양의 외할머니 김아무개(56)씨와 김씨의 동거남 하아무개(39)씨의 구속영장을, 서울 송파경찰서가 2일 신청했다. 이들에게 아이를 맡긴 유양의 어머니 김아무개(23)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조사 결과, 어머니 김씨는 동거남과 헤어지고 생계가 어려워지면서 동거남과의 사이에 낳은 유양을 4월1일 외할머니 김씨에게 맡겼다. 지난해 8월부터 자칭 ‘스님’인 하씨와 승합차에서 살아온 외할머니 김씨는 유양을 한달가량 키워왔다. 외할머니에게 맡기기 전에도 어머니 김씨는 서울 노원구 한 보육원 앞에 유양을 버렸다가 영아 유기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 체포 과정에서 외할머니 김씨와 하씨는 칼로 위협하고 오물을 던지며 저항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외할머니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을 얻어와 목욕을 시키는 등 정상적으로 아이를 키웠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하씨는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아이를 키워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를 키운 것 자체를 학대로 보고 입건했다. 하씨 등에게 정신이상이 있는지를 포함해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양은 ‘매맞는 아이 증후군’(반복적인 신체적 학대로 발생하는 각종 증상들)이 있는지 검사받은 뒤 서울시 아동보호센터로 옮겨졌다.
정환봉 최유빈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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