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항공비용 3200만원 모금액으로 충당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오는 11일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돌이의 야생방류를 결정한 뒤 425일 만이다. 제돌이가 현지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최종 방류되면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돌고래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사례가 된다.
제돌이의 수송은 11일 오전 5시30분부터 시작된다. 이동을 위한 포획 뒤 스트레스 정도를 알기 위해 혈액 샘플을 체취한다. 이후 오전 7시에 5t급 무진동차량에 실려 서울대공원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오전 10시30분 아시아나항공의 특별전세기편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한다. 이동 중 전담 사육사가 몸에 물을 뿌려주면서 제돌이를 안정시키고, 수의사도 동행한다.
11시40분께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제돌이는 곧바로 서귀포시 성산항 가두리로 옮겨져 이미 가두리에서 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삼팔이’(암컷·10~12살 추정), ‘춘삼이’(수컷·13살 추정)와 만나게 된다. 이들 두 마리는 지난 3월28일 대법원이 제주 퍼시픽랜드에 대해 몰수형 확정 판결을 함에 따라 몰수 집행된 네 마리의 남방큰돌고래 중 둘이다(춘삼이·삼팔이 그리운 바다로 ‘풍덩’
).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복순이’와 ‘태산이’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고 이들 두 마리는 제돌이와 함께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들은 이곳에서 먹이사냥, 건강검진 등 야생 적응훈련을 받은 뒤 성과를 보아 다음달 말께 최종 방류된다.
올 1월부터 제돌이의 야생적응을 위한 행동관찰 연구를 하고 있는 장이권 교수(이화여대 행동생태연구팀)는 “관찰 결과 처음엔 유영행동이 50%에 못 미쳤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영행동이 증가하고 휴식이나 사회행동이 감소해 점차 야생 개체에서 볼 수 있는 행동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공원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지난 2011년 7월 해양경찰청의 불법포획·거래 사실 발표와 함께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시민단체의 야생방류 주장으로 확대되다 지난해 3월12일 박원순 시장이 방류 결정을 내리면서 ‘동물권’,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이날 제돌이의 수송을 위한 비용 3200만원은 시민환경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동물보호단체 ‘카라’, ‘생명다양성재단’ 등이 시민들로부터 모금한 돈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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