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삼(83)씨
재독동포 신동삼씨 방한
함흥 재건사업 경험 강연
북한 첫 국비유학생 출신
함흥 재건사업 경험 강연
북한 첫 국비유학생 출신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 여행일지도 모른다.” 북한의 첫 국비유학생 출신인 재독동포 신동삼(83·사진)씨는 지난 4일 서울행 비행기를 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동국대 ‘북한 비교도시사연구팀’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6일부터 15일까지 동국대를 비롯해, 서울대·인천대·조선대·목포대 등에서 한국전쟁 뒤 진행된 북한의 함흥시 재건사업에 대해 강연한다. 또 함흥과 평성 두 도시를 비교연구하고 있는 동국대 연구팀에 자신의 함흥시 재건사업 참여 경험을 구술사 인터뷰를 통해 전해줄 예정이다.
신씨는 옛 동독의 함흥재건 사업(1954~62년)에 통역으로 참여했다. 그는 현재 그때 경험을 주제로 함부르크에 있는 하펜시티대학에서 박사논문을 쓰고 있기도 하다. “박사논문을 다 쓰고 왔으면 좋은데….” 말끝이 흐릿하다. 그때까지 기다리기엔 이미 “내일을 알 수 없는” 나이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여행’은 지난해 10월 펴낸 회고록 <동쪽을 넘어 서쪽으로 온 사람>을 통해 잘 알려졌다. 전반기의 여행은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쫓기듯이 진행됐다. 한국전쟁 중이던 52년 북한의 첫 국비유학생으로 뽑혀 동독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던 그는 55년 동독에서 파견한 500여명의 기술자와 함께 함흥시에서 재건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결국 59년 말 서독으로 망명했고, 79년부터는 박정희 정권에서 국외 과학자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파독 간호사 출신인 부인과 함께 남한에 올 수 있었다.
이제 그의 인생 여행 목적지는 ‘두 조국을 잇는 끈이 되는 것’이다. 2001년과 2009년 두 차례 방문했던 그는 친구와 함께 평양에 ‘복부수술 내시경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독일의 대표적 비영리연구소인 막스플랑크협회 등을 북한과 연결해주는 활동도 계속해오고 있다.
이번 여행은 ‘도시계획 사업’이 남북 화해의 고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섰다. 그는 “50년대 이후 큰 변화가 없었던 까닭에 북한의 도시계획 사업 수요가 많을 터여서 남한 기술력이 참여할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이달 하순 다시 독일로 돌아가는 그는 ‘박근혜 정권의 대선 공약대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베를린에서 남북 기술자를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겠다’며 여생 동안 남북 긴장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했다.
글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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