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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박원순 제압’, 원세훈 직접 지시로 작성·실행 가능성

등록 2013-05-15 19:27수정 2013-05-16 11:32

박시장 당선을 종북세력과 연결
‘지시말씀’ 엿새뒤 문건 작성돼
국정원, 문건유출 내부감찰
박시장 “야만적 국기문란 행위”
박원순 서울시장을 ‘제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한겨레> 15일치 1·6면)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직접 지시로 작성되고 실행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정원은 문건 유출과 관련한 내부 감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한겨레> 취재 결과, 이 문건이 작성되기 엿새 전인 2011년 11월18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은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을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 동안 트위터·인터넷 등에서 허위사실 유포. 확실하게 대응 안 하니 (중략) 종북세력들이 선거정국 틈타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분열을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해야 함”이라고 직접 지시했다. 원 전 원장이 박원순 시장의 당선을 ‘종북세력’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등 박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이에 대한 대처를 지시한 것이다.

실제로 문건에서는 박 시장을 “범좌파 벨트 구축”의 주역이자 “야권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할 방안들을 집중적으로 제시했다. 이 문건에는 “(박 시장이) 김두관·송영길 등 야권 광역단체장들과 연대해 대북 교류사업 공조 및 반값등록금·세금급식 등 야권의 주요 이슈를 시정 현장에서 선동”한다고 적혀 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원세훈 전 원장이 당시 국익전략실장(일명 B실장)이라고 불리는 신아무개 실장에게 특별 지시해 정치에 개입했다. (<한겨레>에 보도된) 문건은 원 전 원장이 조직 차원에서 정치개입을 지시한 증거다’라는 제보를 받았다. 확인 결과 신아무개 실장은 당시 국정원 간부였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원 전 원장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문건에 적힌 보고 대상 중 ‘0-0’은 국정원장을 의미한다. 2차장을 뜻하는 2-0, 3차장을 뜻하는 3-0에도 문건이 배포된 것으로 돼 있다. 국정원의 ‘정보분석 보고서’는 상부에서 ‘특별첩보요구’를 내리면 정보수집 부서의 직원들이 첩보를 수집하고 이를 정보분석 부서에서 종합해 작성한다는 게 전·현직 국정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문건에는 ‘원장님 지시·강조말씀’에서 원 전 원장이 지시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공작 계획도 담겨 있다. 실제로 ‘오늘의 유머’ 누리집에서 활동한 73개의 국정원 연계 아이디 가운데 ‘고북**’은 지난해 8월29일 “박원숭(박 시장을 지칭)은 어디서나 까이는구만”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박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문건 작성 부서로 보이는 국정원 2차장 산하 국익전략실과 이른바 ‘댓글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3차장 산하 심리정보국이 함께 정치공작을 벌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정원이 <한겨레> 보도 이후 내부 감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이 문건이 국정원 내부 보고서라는 사실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문건 유출 경위를 조사하는 감찰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행위가 벌어진 것이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야만적인 국기 문란 행위”라고 밝혔다.

정환봉 정태우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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