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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배상면주 대리점주가 밝힌 밀어내기 실태

등록 2013-05-15 20:39수정 2013-05-16 09:58

“술 독점판매권 뺏는다 압박
재고 넘쳐도 떠안을 수밖에”
“물건을 받지 않을 수 없어요. 안 받으면 지역 내 다른 주류를 취급하는 대리점에 물건을 넣는다고 본사가 압박하니까.”

15일 수도권에서 주류업체 배상면주가의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대리점주 ㄱ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난 14일 본사의 물량 밀어내기와 빚 독촉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45) 대리점주의 이야기를 접하고서다. 배상면주가는 “물량 밀어내기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리점주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광범위한 물량 밀어내기와 대리점 무력화 압박, 반품 거부 등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매달 2000만~2500만원 할당
다 못팔아도 강제로 들여와야
재고 차곡차곡…빚 독촉까지

대리점주들의 말을 들어보면, 배상면주가는 대리점별로 한달 판매 할당량을 두고 있다. 한 대리점주는 “매달 시가로 2000만~2500만원가량 팔아야 한다는 할당량이 있다. 그만큼 못 팔면 내 돈을 들여 차액만큼 물건을 본사에서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리점에 재고가 쌓여도 다음달 할당량은 줄지 않는다. 본사는 물건을 떠넘긴 뒤 반품 처리도 거의 받지 않았다고 점주들은 전했다. 또 배상면주가는 할당량의 2~3%에 해당하는 액수만큼 술잔이나 미니어처 등을 판촉물로 지급한 뒤, 할당량을 못 채우면 판촉물 대금을 현금으로 떼어가기도 했다고 점주들은 주장한다.

대리점주가 물건을 받지 않으면 ‘독점권’을 빼앗겠다는 압력이 이어졌다. 대리점주들은 보통 4000만~5000만원가량의 권리금을 주고 대리점 사업을 시작한다. 이들 대리점은 해당 지역에 배상면주가 제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하는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배상면주가는 물건을 원활하게 받지 않는 대리점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 다른 주류회사의 대리점에도 자신들의 제품을 공급하겠다면서 압박했다.

최근 배상면주가 대리점사업을 접은 ㅊ(46)씨는 “타사 대리점에도 상품이 들어가 버리면 권리금까지 주면서 대리점을 운영한 의미가 없어진다. 대리점으로서의 지위와 권리금을 지키기 위해 상품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본사는 대리점과의 계약을 3개월 단위로 갱신하고 있어, 대리점주들은 본사의 정책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인천 삼산경찰서는 지난 14일 이씨가 자살 직전 휴대전화로 유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진 대리점주 3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물량 밀어내기가 있었는지 등 대리점 운영실태 전반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법 사실이 드러나면 본격 수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인천/김영환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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