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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레미콘노동자의 노동 현실 들어보니…

등록 2013-05-15 21:58수정 2013-05-16 10:54

레미콘 노동자 노동현실 보고회
“앞으로 밥먹을 자리 없을 것” 협박 받기도
“(레미콘차가) 산꼭데기 같은 데라도 올라가면 회사는 공사업자한테 1만원씩 추가요금을 받으면서 운송 노동자한테는 10원 한장도 추가요금을 안줍니다. 식사시간이 다 돼가면 (레미콘 운송 노동자들에게) 밥 한끼 안주려고 줄배차를 시켜 현장에서 몇 시간이고 기다리게 만드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의 레미콘 총분회 조합원 이성환씨는 15일 “같은 회사에서 20년 근무했으나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며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그는 “보통 3~5월 중 재계약 때가 되면 다른 회사만큼 운송단가 올려주겠다고 말해 놓고는 연말에 가선 언제 그런 얘기를 했냐는 식이다. 다른 물가 다오르는데 운송단가도 올려달라 통사정하면 ‘뭐가 그리 불만이냐’ ‘시키는대로 하지’ ‘눈에 거슬리면 없어’ 하는 식으로 공포 분위기만 조성한다”고 말했다.

장동기 레미콘 총분회장도 “레미콘 운송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가 50살을 넘고 대부분 20년 이상 근무 경력을 갖고 있으나 한번도 제대로 된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했다. 새벽 2시에도 출근하는가 하면 밤 12시 넘어 퇴근하면서 한번 운송을 위해 온종일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몇 시간이고 대기해야 한다. 회사에 잘못 찍히기라도 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배차정지 또는 운송거리가 먼 곳으로 배차하는 방식으로 숨죽여 살것을 강요하고, 회사에 잘 보인 사람과 배차나 운송횟수에 차별을 둬 노동자들간에 불화를 조성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등 울산지역 20여개 시민·사회·노동단체로 구성된 ‘레미콘 노동자 파업연대 울산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울산시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레미콘 노동자의 비참한 노동현실 보고회를 열었다. 울산지역 16개 레미콘 업체 400여명의 레미콘 운송노동자 가운데 9개 업체 250여명의 노동자들은 지난달 1일부터 이날로 45일째 업체 쪽에 △장시간 노동 철폐 △적정운송비 △공정한 임대계약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공동행동은 이날 “레미콘 회사 사업주들은 서로 담합해 조업중단 등 건설업자에 대한 압박을 통해 해마다 5% 이상 레미콘 단가를 올리면서 레미콘 노동자들의 운송단가는 제자리 걸음으로 일관하며, 노조에 가입해 단체협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생계수단을 끊는 일방적인 계약해지까지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업체 공장장은 레미콘 노동자 대표에게 ‘앞으로 밥 먹을 자리도 없을 것이다’ ‘다 매장될 수 있다’는 등의 협박도 일삼았다. 회사마다 대화 노력은 없이 숱한 가정우편 발송과 전화문자를 통해 손배가압류, 파업주동자 선별배제 등의 압력을 가해 스트레스를 받은 조합원 한명이 뇌혈관질환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지역 레미콘 사업주 쪽은 이날 ‘울산지역 레미콘 사업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어 “이번 사태의 책임은 목적달성만을 고집하는 레미콘 총분회 집행부에 있다. 계속적인 파업과 폭력, 파괴행위 등 공장 가동에 위해를 가하면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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