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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임을 위한…’ 제창 막은 보훈처에 비난 봇물

등록 2013-05-19 18:01수정 2013-05-20 08:41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서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 박 대통령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에서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서 있다. 박 대통령은 노래를 따라 부르지 않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주먹 쥐고 노래하면 안돼” 황당논리로 반쪽 행사 만들어
표창원 “노래 하나에 국가 행사 망친 보훈처장 파면해야”
국가보훈처가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끝까지 막는 바람에 기념식이 반쪽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기념식을 반쪽으로 만든 국가보훈처’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또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뒤 박근혜 정부에서 유임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18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기념식이 열리던 바로 그 시각, 바로 옆 망월동 옛 묘역에선 5·18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유족회 등 3개 5월 단체 회원들과 유가족들, 시민단체, 야당 정치인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대회를 따로 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막은 보훈처의 처사에 반발해 따로 기념식을 연 것이다.

정부 주최 기념식에서도 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자, 유가족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 무소속 안철수 의원야당 의원 등 많은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쥐거나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함께 불렀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등 여권 인사들도 일부 자리에서 일어나 제창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강운태 광주시장한테서 태극기를 건네받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기념식장 앞에 설치된 전광판 화면을 바라보면서 합창단의 노래를 경청했지만 따라 부르지는 않았다.

5.18 기념식을 반쪽 행사로 만든 국가보훈처는 지난 1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을 반대하는 이유로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고 △일부 노동·진보 단체들이 민중의례에서 애국가 대신 부르는 노래이며 △정부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트위터 등 SNS에서는 5.18 기념식을 반쪽으로 만든 보훈처의 처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mentshin)은 18일 트위터에 “광주 5.18 기념식에 갔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에선 주먹 흔드는 사람, 태극기 흔드는 사람, 그냥 부르는 사람, 안 부르는 사람, 그리고 밖에서 오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었죠. 노래 하나로 이렇게 국민을 갈리게 하는 것도 비상한 재주입니다. 노랜 참 좋더구만”이라고 썼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대표(@hcroh)는 “사람이 주먹을 쥐고 하는 행위 중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습니다. 오늘 같은 날 광주 망월도 묘역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특히 그렇습니다”라고 글을 올렸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DrPyo)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TV로 보고 있습니다. 절반의 빈자리가 너무 가슴 아픕니다. 불참을 결정한 유가족과 부상자 및 관련 단체의 결정, 아픈 마음으로 존중하고 지지합니다. 노래 하나에 국가행사 망치고 국론 분열한 국가보훈처장, 파면하고 처벌하라!”며 박승춘 보훈처장 파면을 주장했다.

누리꾼 csh4****은 “두쪽로 나뉜 기념식 33돌! 슬픈 분단 현실에 더욱 마음 아프다. 공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에 그렇게 인색한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라고 준 국가 권력의 총부리에 산화된 영령들을 위로하진 못할망정 그들이 부르려고 하는 노래를 우리 모두 합창해 주는 넓은 마음을 가지지 못한 슬픈 현실이 더욱 마음 아픕니다”라고 인터넷 댓글에 썼다. 누리꾼 hyok****는 “화합이 되지 않는 집안에서나 종종 조상 제사를 따로 지내지. 하물며 국민 대통합을 부르짖는 국가지대사를 이 같이 해서야 말과 행동이 따로 논다고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신뢰도 땅바닥으로...”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이전에도 많은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다. 육군사관학교 27기 출신인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북한 경비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사건과 관련해 북한과의 교신 내용을 일부 언론에 공개해 물의를 빚고 전역했다. 이후 2005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2008년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국가발전 미래교육협의회’라는 안보단체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고, 2011년 2월 보훈처장에 임명됐다.

김규남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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