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주민자치연대 “사과하고 퇴진하라”
민주당 도당도 “부적절한 언행…참으로 유감”
민주당 도당도 “부적절한 언행…참으로 유감”
우근민 제주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제주 4·3’과 관련해 “폭도 놈의 ××들”이라는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 등은 4·3 희생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우근민 지사 사퇴를 촉구했다.
우 지사는 지난 29일 지역언론사 및 인터넷언론사의 도청 출입기자들과 점심 간담회에서 지난 24일 제주도가 제주 4·3 유족회와 제주 경우회의 만남을 주선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간담회 녹취 내용 등을 들어보면, 우 지사는 “냉정하게 보면 경찰이 무슨 명령만 내리면 가는 것 아니냐. 월남전이고 어디고 싸우다보니 몰라갖고 할 수도 있고. 그런데 폭도 놈의 ××들 끼어가지고, 나 그거 얘기했다. 북한에 가서 영웅 묘지나 데리고 가고 김달삼이, 이덕구 묘지 가보고 왔다고…”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31일 해명자료를 내어 “폭도로 이야기한 대상은 북한에서 영웅시되고 있는 김달삼, 이덕구 등 남로당 핵심 간부를 가리킨 것이며, 당시 무장대로 몰린 무고한 민간인들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우 지사의 막말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 지사의 ‘폭도’ 관련 발언은 당시 수많은 살상을 저지른 군경 등 국가권력에 면죄부를 주는 뉘앙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4·3에 대해 폭도 개입 운운하는 발언은 이유를 불문하고 4·3을 심각하게 폄훼하고 4·3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싸워온 도민과 유족들을 배반하는 행위다. 우 지사는 도민에게 사과하고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제주도당도 논평을 내어 “도민 역량을 모아 화해와 상생의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서, 도지사가 4·3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드러내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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