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사례 살펴보니
입찰정보 빼주고 골프채 받아
인사청탁 위해 발전소장에 선물 아들 국외유학비 마련하려
부하직원에 뇌물 수수 지시도 부인명의 회사로 관련공사 따낸뒤
팀장이 알아채자 돈으로 입 막아 그동안 진행된 원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임직원들과 납품업체의 다양한 뇌물수수 실태가 드러났다. 특히 한수원 직원들이 업체에서 받은 뇌물을 인사청탁 등을 위해 ‘윗선’에 상납하는 ‘뇌물 사슬’ 구조가 만연했다.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발전팀장 정아무개씨는 2010년부터 2년 동안 사내 팀장급 이상 간부들만 볼 수 있는 사내 자료인 본사 발전본부의 일일 업무보고일지를 협력업체인 ㅅ사 대표 오아무개씨에게 유출했다. 여기엔 입찰정보 등이 담겨있었다. 정씨는 이를 빌미로 2011년 6월 “인사청탁을 위해 발전소장에게 선물하려고 하니 골프 퍼터 하나만 사달라”고 요구해 골프채 하나를 받아냈다. 오씨는 또 영광원자력본부 진아무개 계측제어팀장으로부터 “이아무개 차장이 골프를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이 차장에게 골프채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 차장은 광주시내 한 골프용품 매장에서 28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주문해놓았고 며칠 뒤 오씨가 결제했다. 얼마 뒤 이 차장은 골프채를 가져갔다. 월성원전의 한아무개 차장은 2011년 공사계약 입찰 정보를 협력업체에 흘리고 이들로부터 술접대와 성접대를 받기도 했다. 한수원 내부의 뇌물상납 구조도 고질적이다. 고리원전 허아무개 계통기술팀장은 2011년 발주한 구매계약 등 5건을 ㅇ사와 체결했다. 허 팀장은 이를 빌미로 8월 부하직원 이아무개 차장과 이 업체에 돈을 요구했다. 이 차장은 ㅇ사에 “팀장 아들이 유학을 가는데 좀 도와달라”고 해 2000만원을 받은 뒤 팀장과 차장이 1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허 팀장은 부하 직원을 시켜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오도록 했다. 한수원 직원들은 취업규칙상 영리활동을 못하게 돼있지만 고리2발전소 원자력파트 김아무개 과장은 부인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고리2발전소 관련 공사를 따냈다. 이 사실을 안 최아무개 계측제어팀장은 김 과장한테서 980만원을 상납받고 이를 묵인해줬다. 이아무개 영광원전 기계팀 과장은 원전 뇌물수수 수사가 벌어질 때도 업체에 뇌물을 요구해 받아냈다. 한 한수원 간부는 2008년 납품업체의 주식을 샀다가 1년 뒤 정부의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출 발표 직후 팔아 7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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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탁 위해 발전소장에 선물 아들 국외유학비 마련하려
부하직원에 뇌물 수수 지시도 부인명의 회사로 관련공사 따낸뒤
팀장이 알아채자 돈으로 입 막아 그동안 진행된 원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임직원들과 납품업체의 다양한 뇌물수수 실태가 드러났다. 특히 한수원 직원들이 업체에서 받은 뇌물을 인사청탁 등을 위해 ‘윗선’에 상납하는 ‘뇌물 사슬’ 구조가 만연했다. 한수원 울진원자력본부 발전팀장 정아무개씨는 2010년부터 2년 동안 사내 팀장급 이상 간부들만 볼 수 있는 사내 자료인 본사 발전본부의 일일 업무보고일지를 협력업체인 ㅅ사 대표 오아무개씨에게 유출했다. 여기엔 입찰정보 등이 담겨있었다. 정씨는 이를 빌미로 2011년 6월 “인사청탁을 위해 발전소장에게 선물하려고 하니 골프 퍼터 하나만 사달라”고 요구해 골프채 하나를 받아냈다. 오씨는 또 영광원자력본부 진아무개 계측제어팀장으로부터 “이아무개 차장이 골프를 시작했다”는 말을 듣고, 이 차장에게 골프채를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이 차장은 광주시내 한 골프용품 매장에서 28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주문해놓았고 며칠 뒤 오씨가 결제했다. 얼마 뒤 이 차장은 골프채를 가져갔다. 월성원전의 한아무개 차장은 2011년 공사계약 입찰 정보를 협력업체에 흘리고 이들로부터 술접대와 성접대를 받기도 했다. 한수원 내부의 뇌물상납 구조도 고질적이다. 고리원전 허아무개 계통기술팀장은 2011년 발주한 구매계약 등 5건을 ㅇ사와 체결했다. 허 팀장은 이를 빌미로 8월 부하직원 이아무개 차장과 이 업체에 돈을 요구했다. 이 차장은 ㅇ사에 “팀장 아들이 유학을 가는데 좀 도와달라”고 해 2000만원을 받은 뒤 팀장과 차장이 1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허 팀장은 부하 직원을 시켜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오도록 했다. 한수원 직원들은 취업규칙상 영리활동을 못하게 돼있지만 고리2발전소 원자력파트 김아무개 과장은 부인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고리2발전소 관련 공사를 따냈다. 이 사실을 안 최아무개 계측제어팀장은 김 과장한테서 980만원을 상납받고 이를 묵인해줬다. 이아무개 영광원전 기계팀 과장은 원전 뇌물수수 수사가 벌어질 때도 업체에 뇌물을 요구해 받아냈다. 한 한수원 간부는 2008년 납품업체의 주식을 샀다가 1년 뒤 정부의 아랍에미레이트(UAE) 원전 수출 발표 직후 팔아 7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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