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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8년간 가짜돈으로 살아온 생계형 위폐범 붙잡혀

등록 2013-06-07 14:36수정 2013-06-07 17:43

경찰에 적발된 위조지폐
경찰에 적발된 위조지폐
5천원권 2억2천만원어치 위조
같은 가게서 두번째 쓰다 덜미
잡화상을 운영하다 망한 김아무개(48)씨는 2004년 신용불량자가 됐다. 은행, 사채를 가리지 않고 2000여만원을 빌려 생활해왔지만 늘어난 것은 이자 뿐이었다. 빚은 어느새 1억원으로 불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씨는 대학 시절 전공한 컴퓨터 기술을 살리기로 했다. 위조지폐를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김씨는 5000원권 앞·뒷장을 스캔했다. 가운데 일련 번호 몇자리만 바꿔 칼라 프린터로 출력했다. 두장을 풀로 붙였다. 위폐감별용 이미지인 ‘이이’의 홀로그램까지 위조해 넣었다. 김씨는 경찰에 붙잡힐 것을 걱정해 한번에 200장씩만 소규모로 유통했다. 100만원을 만드는 데에 15시간이 걸렸다.

이렇게 만든 위조지폐를 들고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을 돌았다.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없는 시골 가게에서 500원짜리 껌을 사고 4500원을 거슬러 받는 방법으로 현금을 마련했다. 김씨는 “1만원권은 사람들이 유심히 살펴볼 것 같고 1000원권으론 목돈을 만들기 힘들다고 생각해 5000원권만 제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8년간 큰탈없이 생활해온 김씨는 같은 가게에서 두 번 위조지폐를 사용한 탓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황아무개(62·여)씨는 지난 1월 은행에서 돈을 바꾸다 5000원권 1장이 위조지폐인 것을 확인했다. 가게에 위조지폐의 일련번호를 적어놨다. 황씨는 지난 5일 기록해둔 위조지폐와 비슷한 일련번호의 5000원권을 내고 껌을 사가는 손님이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광진경찰서는 김씨가 공영주차장에 숨겨둔 차량에서 사용하지 않은 위폐 988매와 제조중인 위폐 11묶음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지난 8년간 5000원권 위조지폐 5만여장 총 2억2천여만원어치를 만들어 유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중 통화위조 등)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만든 위조지폐 중 4만4천여장은 한국은행에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위조지폐는 현재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통된 5000원권 위조지폐는 총 4438장으로 이중 4239장이 김씨가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기자들에게 “나이가 들어 직업을 가질 수도 없고, 월급을 받아도 빚 때문에 계속 차압이 들어오는 상황이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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