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비’가 정상 비용이라면 왜 화장실서 몰래 줬겠어요?
단역출연자 부풀려 비자금
방송사 문제제기 한적없어
단역출연자 부풀려 비자금
방송사 문제제기 한적없어
“자료가 없어서 그렇지 다른 드라마 제작 때도 단역 출연자 수를 부풀리고, 현금 다발로 피디들에게 ‘야외비’를 주고 했죠. 124부작짜리 사극 <○○○○> 같은 경우엔 단역 출연자 수가 엄청나서 더 했어요.”
ㅅ프로덕션의 드라마 제작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전 직원 ㅈ씨는 2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ㅅ프로덕션이 드라마 외주제작을 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부당하게 챙긴 돈이 엄청나다”며, “이에 대해 방송사들도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었고 세무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ㅈ씨는 지난 1995년 ㅅ프로덕션에 입사한 뒤, 96년부터 2년여를 쉰 뒤 재입사해 2003년 9월까지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각종 행정일을 주로 맡아왔다.
ㅈ씨는 ‘야외비’가 정상적 비용이라는 ㅅ프로덕션쪽 주장에 대해, “내가 직접 촬영현장에서 감독 등에게 현금으로 야외비를 준 적이 있다. 촬영장 화장실이나 건물 뒤쪽에서 사람들 눈을 피해 돈을 주곤 했다. 정상적 비용이라면 통장으로 입금해주면 되는데, 현금을 영수증도 받지 않고 준다는 건 문제가 있는 돈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촬영장 화장실에서 내가 준 야외비를 받은 한 감독은 ‘받아도 됩니까? 두렵습니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야외비를 받은 국장이나 부장급은 영수증을 받아내기가 어려워 회사(ㅅ프로덕션)가 알아서 임의로 구한 영수증을 맞춰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연출의 경우엔 스스로 영수증을 모아다 줬다”고 말했다.
ㅈ씨는 “ㅅ프로덕션이 백화점 상품권을 건넨 드라마국장이 ㅅ프로덕션을 많이 밀어줘 드라마를 많이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어 “2003년 드라마 <○○>의 연출자가 갑자기 국장이 되자 이 국장과 사이가 좋지 않던 ㅅ회장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떻게 관계를 회복했는지 주말 드라마 2개를 연달아 ㅅ프로덕션에서 하게 됐다”며, “방송사의 대표격인 주말 드라마를 한 외주사에 잇따라 주는 것은 어느 방송사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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