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탈주범 이대우 잘못된 제보도 포상금 받는다

등록 2013-06-17 16:52수정 2013-06-17 16:58

경찰 “잘못된 신고라도 범인 검거에 도움 줘”
건물 철거업체서 일하는 김아무개(51·부산 동래구)씨는 지난 13일 아침 8시40분께 철거를 위한 사전 조사를 위해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폐가를 찾았다. 다락방에는 신발을 신은 채 자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김씨가 잠시 뒤에 다락방에 다시 와보니 잠을 자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김씨는 퇴근한 뒤 집에 있던 딸한테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했다. 김씨의 딸은 지난달 20일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에서 조사를 받다가 화장실로 갔다가 수갑을 차고 빠져나간 뒤 전국을 돌며 도주중인 이대우(46)씨가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뒤져 공개수배된 이씨의 얼굴을 본 김씨는 저녁 6시40분께 집과 가까운 부산 동래경찰서 온천3파출소를 찾아가 “이씨를 봤다”고 말했다.

온천3파출소 쪽은 처음에 김씨의 말을 믿지 않다가 2시간 뒤인 저녁 9시께 이씨가 잠을 잤던 폐가를 관할하는 부산 남부경찰서 광민지구대에 연락을 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14일 아침 7시30분께 이씨가 머물렀던 폐가에서 발견된 그릇 등에서 이씨의 지문을 확인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오전 11시부터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부산 전역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시작했으나 이씨의 행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씨가 다락방에서 김씨한테 들킨 뒤에 울산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5시10분께 해운대경찰서 중1치안센터에 또다른 제보자가 방문했다. 박아무개(28·여)씨였다. 박씨는 경찰에 “30여분 전에 141번 시내버스 안에서 청바지를 착용하고 머리가 짧은 사람이 수갑을 떨어뜨렸는데 어떤 남학생이 이를 알려주자 수갑을 주워 해운대역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해운대역 다음 정류소인 해운대구청 앞에서 내려 여권 업무를 본 뒤 중1치안센터에 들렀다.

중1치안센터의 연락을 받은 해운대경찰서 강력팀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형사 3명은 곧바로 141번 버스의 블랙박스를 확인하기 위해 버스회사가 있는 송정으로 갔다. 해운대역 맞은편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비상근무를 하고 있던 정우정(40) 경사와 배정훈(33) 경장은 저녁 6시55분께 흰 모자를 쓰고 해운대 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던 이씨를 도로에서 붙잡았다.

박씨가 경찰에 신고했을 때 이씨는 울산에 있었다. 이씨는 이날 오후 5시59분께 울산시 남구 신정동 공업탑교차로 버스정류장에서 부산 해운대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박씨가 141번 시내버스에서 봤던 사람은 이씨가 아니었던 것이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7일 신고자 포상금 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산에 있다는 사실을 결정적으로 제보한 김씨한테 8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박씨한테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박씨가 잘못된 제보를 한 것은 맞지만 검거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잘못된 신고였지만 이씨가 부산 해운대역 앞에 도착하기 1시간 앞서 신고를 했기 때문에 경찰 인력이 증원됐고 긴장감도 더 높아져 이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잘못된 신고라도 범인 검거에 도움을 주면 포상금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박 대통령 만난 사람을 이재용이 왜 자꾸…” 청와대 심기 불편
국정원 수사 검사 “수사팀 내 이견은 양념이냐 프라이드냐 밖에 없었다”
고엽제전우회가 전두환 체포에 나선 사연
점심시간에도 부장 눈치…“밥알이 코로 들어가”
[화보] “이승엽 352호 홈런볼 잡아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