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경찰청은 25일 300억원어치의 가짜 경유를 제조해 유통시킨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로 부산 ‘칠성파’ 폭력조직원 옥아무개(38)씨와 석유 정제·판매·운송업자 등 45명을 붙잡아 옥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달아난 울산의 주유소 대표 장아무개(46)씨 등 4명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쫓고 있다.
옥씨는 부산의 주유소 대표 이아무개(46·구속)씨 등과 함께 지난해 1~5월 석유공급업자 김아무개(38·구속)씨로부터 무자료로 넘겨받은 등유를 30% 넣고, 헐값에 사들인 경남 김해 화훼단지의 농업 면세용 경유를 70% 비율로 섞어 만든 가짜 경유 1000만ℓ(200억원어치)를 부산·경기·충남지역 주유소와 석유대리점 등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한국석유관리원의 단속을 피하려 석유정제업자 김아무개(51·구속)씨를 통해 등유를 경유에 섞어도 표시가 나지 않도록 고온·고압을 가해 등유 고유색을 내게 하는 식별제를 없앤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석유를 실은 탱크로리 기사가 차량을 사전에 연락한 고속도로나 국도변 휴게소에 세워놓으면, 기다리고 있다가 기사한테서 차량을 받아 지정된 주유소 등에 입고시키고 다시 차량을 휴게소로 가져가 돌려주는 이른바 ‘차치기’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구속 입건된 다른 울산의 주유소 대표 등도 옥씨한테서 가짜 경유를 받아 팔거나 무자료로 빼돌린 등유에 경유처럼 보이게 하는 색소첨가제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를 모두 500만ℓ(100억원어치)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옥씨 등의 가짜 경유 제조·유통에 초기자금이 폭력조직에서 건너간 정황이 포착됐다. 가짜 경유를 만들어 올린 수익금이 폭력조직 운영자금으로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금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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