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신브레이크 사쪽에 패소판결
“공격적 목적으로 폐쇄유지 부당”
“공격적 목적으로 폐쇄유지 부당”
노조가 파업 철회 의사를 나타낸 뒤에도 회사가 직장폐쇄를 풀지 않고 이를 노조 파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조영철)는 대구지역의 브레이크 제조업체인 상신브레이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해고 징계가 과중하다는 중노위의 판정은 정당하다”며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상신브레이크는 2010년 6월 유급 노조활동 시간을 제한하는 타임오프제 시행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빚었다. 노조는 6월25일부터 파업을 시작했고, 회사는 약 두달 뒤인 8월23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튿날 노조는 ‘파업을 중단할 테니, 회사가 직장폐쇄를 풀고 교섭을 재개하길 원한다’는 공문을 회사에 보냈다. 9월6일엔 조합원 241명의 근로제공 확약서를 냈다. 노조는 며칠 뒤 재차 파업 중단과 교섭 재개 뜻을 회사에 전달했다.
그러나 회사는 10월19일까지 직장폐쇄를 이어갔다. 그 사이 조합원들은 직장폐쇄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회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 진입을 시도하거나 천막농성을 했다. 시민들에게 파업의 정당성과 직장폐쇄의 부당함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를 문제삼아 금속노조 대구지부 간부를 맡고 있는 조합원 2명을 해고했다. 중노위는 부당해고라고 결정했고, 회사는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직장폐쇄가 파업에 대항해 정당하게 개시됐더라도 주변 정황이 달라진 경우 사용자가 이를 기회로 자신에게 유리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거나 노조의 조직력을 약화시키는 등 적극적·공격적 목적을 위해 직장폐쇄를 계속 유지한다면 근로자의 단결권까지 위태롭게 해 정당성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또 “노조가 현장 복귀 의사를 명확히 밝혔는데도 회사는 노조가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만을 제시하면서 직장폐쇄를 유지했다. 직장폐쇄 후 개별적으로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의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고 이들을 사내에 숙식시키면서 외부 조합원들과 접촉을 차단하는 등 노조 조직의 와해를 유도했다. 직장폐쇄가 위법하게 유지되고 있었으므로, 해고된 조합원들이 개별적 업무 복귀에 반대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은 노조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신브레이크는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을 동원해 노조를 파괴한 사업장으로 지목됐다. 이 회사 노조는 2010년 파업과 직장폐쇄 이후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를 탈퇴했는데, 이를 두고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금속노조 탈퇴는 최근 항소심 법원에서도 무효로 판정됐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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