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은?
비정상적 착륙 ‘조종사 과실설’
조종사 정상착륙지점·고도 착각해
급히 기수 올리다 꼬리 충돌 분석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특수공항’
바다 맞닿은 활주로…짧은 감속구간
“착륙 시스템 정비 중인 곳 많아” 사고 항공기 한달전에도 이상징후
샌프란시스코서 엔진정비 받아 7일 외신을 통해 중계된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에서는 꼬리 잘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는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중 활주로(RWY 28L)에 동체 후미가 충돌해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밝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사고 원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현재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주관으로 조사를 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오후 1시30분 특별기 편으로 급파돼 함께 원인 파악 및 분석을 할 예정이다. 사고조사위 등을 통해 원인 파악 및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토부 역시 “현재 사고 조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서 피해 상황 및 피해자 인적사항 등을 공식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오리무중 상태인 사고 원인을 두고 엔진 결함 등 장비 이상, 조종사 과실, 공항시설 문제 등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해당 항공기는 이날 오전에는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왕복(OZ 112편)했다. 오전 10시에 떠나 다시 인천공항에 오후 2시40분에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4시35분에 샌프란시스코(OZ 214편)를 향해 떠났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최대 1시간55분가량의 운항 점검 시간을 가진 셈이다. 아울러 사고 항공기는 지난 6월2일에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문제가 생겨 20시간 넘게 엔진 정비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공항 착륙 이후 엔진 한쪽에서 기름이 새 엔진 정비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 과실 또는 수평 장비 등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항공 관계자는 “꼬리가 활주로에 먼저 닿으려면 기체의 각도가 지면과 18도 이상 벌어져야 한다”며 “정상적인 착륙 과정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각도”라고 말했다. 이에 항공기 조종사가 정상 착륙지점 또는 고도를 착각한 경우 급하게 기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출신의 한 조종사는 “수동으로 착륙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갑자기 강력한 하강기류가 돌풍처럼 부는 경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의 특성이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로 항공 경험이 많은 조종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일단 샌프란시스코공항은 ‘특수공항’으로 불릴 정도로 공항 환경이 좋지 않다. 활주로가 바다에 맞닿은데다, 시가지 인근에 있어 착륙을 위한 감속 구간도 짧은 편이다. 경력 3년차의 한 조종사는 “샌프란시스코공항이 착륙 쪽 시스템 정비 중인 곳이 많아 최근에는 베테랑 조종사들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 15년차의 조종사는 “최근 몇년 새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조종사 비행시간을 늘리거나 교체 부품의 부족 현상이 있어 이런 상황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여행전문잡지 <트래블 앤드 레저 매거진>은 샌프란시스코공항을 미국에서 4번째로 위험한 공항으로 꼽은 바 있다. 또 사고기가 착륙한 활주로(28L)는 조종사가 착륙할 때 육안으로 기준을 삼는 ‘활주로 이설 말단’(displaced threshold)을 최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해당 활주로는 계기착륙을 유도하는 글라이드슬로프 장치가 고장나 지난달 1일부터 8월22일까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사고기의 기장이 변경된 활주로 이설 말단을 헷갈린 상황에서, 계기착륙(자동)마저 불가능했다면 사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애초에는 사고 원인으로 ‘엔진 결함설’이 제기됐다. <시엔엔>(CNN) 등 외신은 “비상사태다. 구급차를 대기해 달라”는 아시아나항공 기장의 관제탑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엔진 출력이 저하돼 고도가 급격히 낮아진 기체가 꼬리 부분부터 활주로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외신은 사고 항공기 착륙 전에 오간 교신 내용이라고 밝혔다가 나중에 착륙 이후라고 수정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현지 관제탑과 조종사의 긴급 교신은 착륙 직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착륙 전 안내방송은 평소 때와 같았다”고 밝혔다. 착륙 직전까지 위기 징후는 없었다는 의미다. 노현웅 이정훈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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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서 엔진정비 받아 7일 외신을 통해 중계된 샌프란시스코공항 활주로에서는 꼬리 잘린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사고는 항공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중 활주로(RWY 28L)에 동체 후미가 충돌해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밝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사고 원인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현재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주관으로 조사를 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오후 1시30분 특별기 편으로 급파돼 함께 원인 파악 및 분석을 할 예정이다. 사고조사위 등을 통해 원인 파악 및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토부 역시 “현재 사고 조사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가교통안전위원회에서 피해 상황 및 피해자 인적사항 등을 공식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오리무중 상태인 사고 원인을 두고 엔진 결함 등 장비 이상, 조종사 과실, 공항시설 문제 등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해당 항공기는 이날 오전에는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왕복(OZ 112편)했다. 오전 10시에 떠나 다시 인천공항에 오후 2시40분에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4시35분에 샌프란시스코(OZ 214편)를 향해 떠났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최대 1시간55분가량의 운항 점검 시간을 가진 셈이다. 아울러 사고 항공기는 지난 6월2일에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문제가 생겨 20시간 넘게 엔진 정비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공항 착륙 이후 엔진 한쪽에서 기름이 새 엔진 정비를 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종사 과실 또는 수평 장비 등의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항공 관계자는 “꼬리가 활주로에 먼저 닿으려면 기체의 각도가 지면과 18도 이상 벌어져야 한다”며 “정상적인 착륙 과정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각도”라고 말했다. 이에 항공기 조종사가 정상 착륙지점 또는 고도를 착각한 경우 급하게 기수를 위로 끌어올리는 과정에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군 출신의 한 조종사는 “수동으로 착륙하면서 실수를 하거나, 갑자기 강력한 하강기류가 돌풍처럼 부는 경우에 이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공항의 특성이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로 항공 경험이 많은 조종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야기다. 일단 샌프란시스코공항은 ‘특수공항’으로 불릴 정도로 공항 환경이 좋지 않다. 활주로가 바다에 맞닿은데다, 시가지 인근에 있어 착륙을 위한 감속 구간도 짧은 편이다. 경력 3년차의 한 조종사는 “샌프란시스코공항이 착륙 쪽 시스템 정비 중인 곳이 많아 최근에는 베테랑 조종사들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력 15년차의 조종사는 “최근 몇년 새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조종사 비행시간을 늘리거나 교체 부품의 부족 현상이 있어 이런 상황이 사고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여행전문잡지 <트래블 앤드 레저 매거진>은 샌프란시스코공항을 미국에서 4번째로 위험한 공항으로 꼽은 바 있다. 또 사고기가 착륙한 활주로(28L)는 조종사가 착륙할 때 육안으로 기준을 삼는 ‘활주로 이설 말단’(displaced threshold)을 최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미 연방항공청에 따르면, 해당 활주로는 계기착륙을 유도하는 글라이드슬로프 장치가 고장나 지난달 1일부터 8월22일까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사고기의 기장이 변경된 활주로 이설 말단을 헷갈린 상황에서, 계기착륙(자동)마저 불가능했다면 사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애초에는 사고 원인으로 ‘엔진 결함설’이 제기됐다. <시엔엔>(CNN) 등 외신은 “비상사태다. 구급차를 대기해 달라”는 아시아나항공 기장의 관제탑 교신 내용을 공개했다. 엔진 출력이 저하돼 고도가 급격히 낮아진 기체가 꼬리 부분부터 활주로에 부딪혔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외신은 사고 항공기 착륙 전에 오간 교신 내용이라고 밝혔다가 나중에 착륙 이후라고 수정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이날 긴급브리핑에서 “현지 관제탑과 조종사의 긴급 교신은 착륙 직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착륙 전 안내방송은 평소 때와 같았다”고 밝혔다. 착륙 직전까지 위기 징후는 없었다는 의미다. 노현웅 이정훈 기자 golok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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