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살해 뒤 주검 잔혹하게 훼손한 10대 검거

‘오원춘 사건’과 범행 수법 유사
경찰이 수사망 좁혀오자 자수

10대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뒤 주검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해 4월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뒤 주검을 훼손한 ‘오원춘 사건’과 범행 수법이 비슷한데, 10대가 저지른 사건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심아무개(19·무직·용인시 이동면)군을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심군은 지난 8일 새벽 친구 최아무개(19)군과 용인시 기흥구 모텔에 투숙해 같은 날 오후 3시30분께 ㄱ양을 모텔로 불렀다. 심군은 친구 소개로 ㄱ양을 한 달 전쯤 알게 됐고 두 차례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모텔 방에서 인터넷 서핑 등을 하며 놀던 중 오후 7시40분께 최군이 모텔을 나갔고, 심군은 ㄱ양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했다. ㄱ양이 모텔 밖으로 나가려 하자 심군은 ㄱ양이 신고할까 두려워 밤 9시께 ㄱ양을 목 졸라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흉기로 16시간 남짓 동안 주검을 심하게 훼손한 뒤 인근 마트에서 산 비닐봉투에다 이를 담아 다음날 오후 2시7분께 모텔을 빠져나왔다.

경찰은 심군이 ‘주검 일부는 봉투에 담아 집 장롱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모텔 화장실 변기에 버렸다’고 진술함에 따라 10일 오전 2시30분께 심군의 집 마당 컨테이너에 있던 장롱에서 비닐봉투를 발견했다. 봉투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주검 부위가 들어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10일 오후엔 모텔 정화조를 수색해 나머지 훼손된 주검 부위도 상당량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ㄱ양과 연락이 닿지 않자 ㄱ양 어머니가 9일 오후 8시10분께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심군은 경찰이 ㄱ양 주변 인물들에 대해 탐문에 나서 수사망을 좁혀가자 10일 0시30분께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심군은 2011년 고교 2학년 때 중퇴한 뒤 성남시 분당구 커피숍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다고 한다. 사건 당일 술을 마시지는 않았으며 전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10월 자살을 기도해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ㄱ양은 오래전 가족들과 함께 싱가포르에 건너갔다가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3년 전 혼자 귀국해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용인시 기흥구 오피스텔에서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발견된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감식을 맡겼으며, 심군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와 최군과의 공모 여부 등을 캐묻고 있다. 용인/김기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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