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신청한 승무원에게
회사쪽서 입지말라 메일”
“상의와 다른 디자인·재질
착용 꺼릴 수밖에 없어”
회사쪽서 입지말라 메일”
“상의와 다른 디자인·재질
착용 꺼릴 수밖에 없어”
[인포그래픽] 아시아나 항공 사고의 재구성
[화보] 업고 뛰는 아시아나 승무원…가슴 먹먹해지는 장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 현장을 담은 사진에선 바지를 입은 여성 승무원을 찾아볼 수 없다. 편안한 바지를 입었더라면 승객 구조가 더욱 수월했을지 모른다. 10일 인천공항에서 마주친 아시아나항공 여승무원들도 모두 치마만 입고 있었다. 여승무원들에게 바지 근무복을 지급하기로 한 아시아나항공은 거짓말을 한 것일까?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퇴직한 한 여성 승무원은 “회사 쪽에서 바지를 못 입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지를 신청한 승무원들에게 회사에서 별도로 메일을 보냈다. 바지가 회사 이미지에 맞지 않으니 입지 말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메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메일을 받고 바지를 입을 수 있는 승무원은 거의 없다. 더욱이 매니저들이 매일 복장과 화장 등을 검사하기 때문에 기존 유니폼(치마복장)과 달리 바지를 입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회사가 겉으로는 바지를 제공하겠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바지를 입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이다. 근무복을 만들 때 바지와 치마를 함께 디자인한 대한항공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바지 유니폼을 뒤늦게 도입하면서 디자인과 재질 등을 신경쓰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우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바지와 상의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재질도 신축성이 없어 승무원들이 착용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퇴직 승무원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승무원들에게 바지를 입지 말라고 권고한 적도 없고, 입으라고 강제한 적도 없다. 바지를 입는 것은 전적으로 승무원이 판단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 이후 치마 근무복만 고수해오다 지난 2월 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고 4월 바지 근무복 도입을 발표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교수(문화인류학)는 “치마 근무복은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승무원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들을 여성으로 상품화할 것이 아니라 가장 편안한 근무복을 입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모두의 안전을 위한 길이다”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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