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박 때 애인과 성관계한 육사생 퇴학 부당”

학교, “원룸 출입” 제보받고 징계
법원 “도덕적 한계 위반 아니다”

주말 외박을 나가 애인과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육군사관학교 생도를 퇴학시킨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는 주말 외박 때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하고 이에 대해 ‘양심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퇴학당한 ㄱ씨가 육사를 상대로 낸 퇴학처분 무효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육사 생도 생활예규상 ‘동침 및 성관계 금지 규정’을 ‘도덕적 한계를 위반한 성관계, 남녀간의 동침은 성군기 위반 행위로서 제재 대상’이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ㄱ씨의 행위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사이에서 쌍방의 동의하에 성관계를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도덕적 한계를 위반하지 않아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생도 예규상 자신의 책무 위반을 스스로 보고하는 절차인 ‘양심보고’ 불이행을 징계 사유로 삼으면 헌법상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이 또한 징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육사는 지난해 11월 민간 여성으로부터 ㄱ씨가 주말마다 여자친구와 원룸에 출입한다는 전화 제보를 받았다. 그 뒤 ‘월 2회 사복착용 규정 위반’, ‘원룸 임대 및 사용에 대한 양심보고 불이행’, ‘원룸에서의 성관계 및 이에 대한 양심보고 불이행’ 등을 이유로 ㄱ씨를 퇴학처분했다. ㄱ씨는 소위 임관을 앞둔 4학년 2학기에 퇴학을 당해 지난 5월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았다.

재판부는 “ㄱ씨가 사복착용 금지 규정 위반에 대해 양심보고를 한 점, 생도 생활을 성실히 한 점, 졸업과 임관이 얼마 남지 않은 점, 퇴학 처분을 받으면 현역으로 입영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학교 쪽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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