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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독립군 외증조할아버지 뜻 이어
꼭 남과 북이 친하게 할 거예요”

등록 2013-07-22 20:10수정 2013-07-22 23:26

‘재외동포 청소년 초청 연수’로 한국에 온 러시아 이민 4세 장꼬스트야(16·왼쪽)와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최제냐(15)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강창광 기자 <A href="mailto:chang@hani.co.kr">chang@hani.co.kr</A>
‘재외동포 청소년 초청 연수’로 한국에 온 러시아 이민 4세 장꼬스트야(16·왼쪽)와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최제냐(15)가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고국 처음 찾은 고려인 4세
러 한민족학교 장꼬스트야
한국 드라마 팬 최제냐 등
고려인 청소년 114명
7박8일 초청연수서 추억쌓아
16살 장꼬스트야는 16일 처음 밟은 한국 땅이 낯설지 않았다. 꼬스트야는 러시아 이민 4세인 ‘카레이스키’(고려인)다. 한국은 증조할아버지의 나라다. 꼬스트야는 “외증조할아버지가 독립군이었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러시아에서 유일한 ‘한민족학교’를 다닌 것도 “독립군 전투기 조종사였던” 할아버지를 가슴에 새긴 부모님의 뜻에서다. 부모님은 마음을 담아 늘 “잊지 말라”고 했다. 할아버지의 나라를.

꼬스트야는 러시아어에 서툰 우리말을 섞어가며 말했다. “부모님이 모국어는 알아야 한다고 해서 한민족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카레이스키와 러시아 친구들이 함께 학교를 다니는데 만나면 항상 한국 이야기를 해요.” 할아버지뿐 아니라 이젠 한국이란 나라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러시아 친구들도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을 ‘위대한 나라’라고 칭찬하죠. 저도 모르게 어깨가 으쓱해져요.”

꼬스트야는 부끄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남북문제에 관해서였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적대시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창피해요. 통일하면 1등 나라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꼬스트야는 잠시 말끝을 흐렸지만 “러시아에서 성공하면 꼭 남과 북이 친하게 지내도록 할 거”라고 힘줘 말했다.

꼬스트야 같은 국외 동포 청소년들의 한국 방문은 재외동포재단의 초청을 받은 것이다. 재단은 16년째 ‘재외동포 청소년 초청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연수에 초청한 재외동포 청소년 483명 중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에서 온 카레이스키 청소년들이 114명이다. 유럽·미국·아시아 등에선 연수 신청이 빈번하지만, 독립국가연합 쪽은 신청자가 적다. 올해 재단이 연수기간 체류비만이 아니라 항공료까지 꼬스트야 등에게 지원한 이유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온 최제냐(15)양도 이민 4세로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냐의 증조할아버지는 60여년 전 카자흐스탄에 터를 잡았다. 최양은 “냉전 때문”이라고만 이유를 얼핏 들었을 뿐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살던 제냐의 부모는 20여년 전 키르기스스탄으로 이주했다. 제냐는 한국 드라마 때문에 한국이 낯설지 않다. “드라마에서 본 남산도 가봤다”는 제냐는 ‘숨겨둔 꿈’을 꺼내놓으며 얼굴을 붉혔다. “사실은 한국에서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7박8일의 한국 연수를 마친 재외동포 청소년들은 23일 모든 일정을 마치고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다. 22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폐회식에 모인 청소년들은, 일주일의 추억을 놓칠까 맞잡은 손을 쉽게 놓지 못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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