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연대 대표, 마포대교에서 투신 뒤 실종
하루 전 “1억 빌려 달라”며 트위터에 예고
‘투신 퍼포먼스’가 참변으로 이어진 듯
하루 전 “1억 빌려 달라”며 트위터에 예고
‘투신 퍼포먼스’가 참변으로 이어진 듯
자금난을 호소하며 한강에 투신하겠다던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투신 예고 하루 만인 26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뛰어내려 실종됐다. 성 대표 투신 당시 <한국방송>(KBS) 카메라기자와 남성연대 회원 4명 등 5명이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자살방조 및 취재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인다.
성 대표는 이날 오후 3시19분께 마포대교 남단에서 북단 방향 500m 해돋이 전망대 부근에서 투신했다. 성 대표의 지인이 영등포소방서에 신고해 수색이 진행됐다. 수중 수색은 물 흐름이 빨라 어려움을 겪었고 날이 지면서 5시간여 만에 중단됐다. 구조대원 48명과 소방구조정 3척, 구급차 등 차량 6대, 소방항공대 소속 헬기 1대가 출동했다.
성 대표는 투신을 예고했다. 그는 25일 남성연대 누리집에 “남성연대 부채 해결을 위해 1억원만 빌려달라. 내일 한강에서 뛰어내리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내일 저녁 7시 한강 24개 다리 중 경찰·소방관에게 폐 끼치지 않을 다리를 선택해서 기습적으로 투신할 것이고 그 과정은 동료들이 촬영해 인증할 것”이라고도 적었다.
자살 목적의 투신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투신 예고 때 “투신해도 거뜬히 살 자신 있다”고 했고 투신 직전 한 인터넷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퍼포먼스로 동지들이 결속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구조 자격증이 있는 박아무개(28)씨도 대기시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 있던 한 남성연대 회원은 “박씨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해 있었다. 손쓸 틈 없이 빨리 떨어졌다. 이벤트성으로 관심 끌어 모금하려 했는데 사고가 났다. 성 대표는 ‘수영을 잘한다’며 완강했다”고 말했다.
자살방조 논란도 불거졌다. 한국방송 카메라기자와 남성연대 회원 등 3명이 성 대표가 뛰어내리려는 모습을 촬영하는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 자살방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방송은 이에 대해 “사진은 취재진이 사건 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다.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현장에 있던 남성연대 사무처장 한아무개(35)씨 등 이 단체 회원 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영상을 확인한 결과 남성연대 회원 등이 투신을 말리지 않았다”며 “투신 예고 뒤 경찰이 만류하기도 했고 성 대표의 부인도 말렸으나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8년 출범한 남성연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군 가산점 폐지 및 아동청소년보호법·성매매특별법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남성 권리 옹호자’를 자처해 왔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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