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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 청장·차장, 현 서울청장 등 고위인사 줄줄이…국세청은 ‘CJ 복마전’

등록 2013-08-01 14:27수정 2013-08-02 13:53

씨제이(CJ)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 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씨제이(CJ)그룹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 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CJ 후폭풍’ 추락하는 국세청
검찰 “국세청-대기업 유착관계 일상화…심각한 지경”
허병익·전군표 등 거론될 땐
“7~8년 전 인사들” 의미 축소
현직까지 연루되자 망연자실

CJ 로비 ‘평소 관리’ 차원
관행적으로 이뤄진 듯
송 청장 건도 “그냥 친분…”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씨제이(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연루된 의혹으로 1일 사의를 표명하자 국세청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전·현직 최고위직 인사들이 세무조사 대상 기업으로부터 금품·향응을 받으며 일상적으로 ‘관리’돼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세청의 신뢰도에 큰 흠집이 생겼다.

국세청은 이재현 씨제이그룹 회장의 수천억원대 횡령 및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초점이 2006년 씨제이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으로 옮겨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 구속에 이어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수사 대상에 오를 때만 해도 “7년여 전의 고위직 인사들과 관련된 내용일 뿐”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해왔다. 씨제이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조사했더니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국세청의 이런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됐다. 현직 서울국세청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해 세무조사 대상 기업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한 꼴이 됐다.

국세청은 송 청장의 불명예 퇴진이 기업 세무조사 전반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취임과 동시에 청렴과 비리근절을 강조하며 내부 기강을 다잡아 온 김덕중 국세청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조직 최상층부가 세무조사 대상 기업과의 부정·부패 고리에 엮인 마당에 일선 하위직의 기강 확립에만 초점을 맞춘 내부 감찰시스템은 힘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 청장은 씨제이그룹 임원들한테 골프 접대와 향응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 27일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향응과 접대의 정도와 유사 사례 등을 검토한 끝에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국세청에 통보만 했다. 검찰은 또 송 청장이 씨제이 계열사의 한 임원에게 1억원대의 돈을 맡겨 관리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돈의 출처가 파악되지 않는데다 돈을 관리해온 씨제이 임원이 송 청장과 지인인 점 등을 고려해 범죄 혐의는 없다고 보고 이 역시 국세청에 통보하는 선에서 끝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송 청장의 경우 씨제이그룹 세무조사 무마 의혹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안다. 본인은 그냥 친분이 있는 씨제이그룹 임원과 만남에서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점만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 내부에선 앞으로 검찰 수사 향배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며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씨제이 로비 의혹에 추가 연루된 고위 간부가 더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검찰도 국세청에 대한 씨제이그룹의 로비가 평소 ‘관리’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것으로 보고 다른 국세청 인사들이 연루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과 대기업의 일상화된 유착관계가 심각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에 소환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은 씨제이그룹으로부터 일부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씨제이그룹이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ㅂ씨에게 수억원의 대선자금을 전달했다는 이 그룹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으나,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5년)가 지나 형사처벌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박순빈 선임기자, 김정필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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