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전재용(49)씨.
‘미납추징금 환수’ 회피용 의심
전씨, 96년 수사기록 열람 요구
전씨, 96년 수사기록 열람 요구
전두환(82) 전 대통령의 셋째아들 전재만(42)씨가 지난 3월 자신이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와인 양조장(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 소유의 부동산을 처분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아들 전재용(49)씨도 지난 6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고급 빌라 2채를 판 터라,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미납 추징금 환수 움직임에 대응해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 카운티로부터 입수해 5일 공개한 부동산 재산세 고지서 등을 보면, 지난 3월14일(현지시각) 다나 에스테이트 소유의 주택이 부동산 매매 사이트에 매물로 나왔다. 다나 에스테이트는 재만씨가 자신의 장인 이희상(68) 동아원 회장과 함께 내파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와이너리로, 회사 규모는 1000억원대에 이른다. 이곳 누리집에는 재만씨가 대표로 소개돼 있다. 이 와이너리는 그동안 매입자금을 둘러싸고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일부가 흘러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온 곳이다.
재만씨가 매물로 내놓은 주택은 1991년 지어진 것으로 방 3개에 욕실 5개를 갖춘 집이다. 매매가는 450만달러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50억원에 이른다. 안 의원은 “현지 부동산 업계에 확인한 결과, 이 집은 아직 팔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만씨뿐만 아니라 전 전 대통령의 다른 아들들도 잇따라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처분을 시도하고 있다. 첫째아들 전재국(54)씨도 최근 갤러리 ‘시공아트스페이스’가 들어서 있는 서울 평창동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용씨는 국회에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되던 지난 6월27일 이태원동 고급 빌라 2채를 팔았으며, 검찰은 지난달 9일 이들 빌라를 압류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5일 오전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를 통해 1996년 1월12일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가 전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했을 당시의 수사기록을 열람하겠다고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정 변호사는 “수사기록 열람을 통해 당시 (전 전 대통령이 재벌 등으로부터 받은) 2205억원이 언제 받은 돈이고 사용처는 어떻게 조사됐으며 판결 선고 당시 그 돈이 남아 있었는지를 밝히겠다. 만일 남아 있었는데 검찰이 추징을 안 했다면 그야말로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김선식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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