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성형외과 의사 등 88명 입건
환자 소개비로 최대 45% 떼줘
부실 수술 가능성 커 조심해야
환자 소개비로 최대 45% 떼줘
부실 수술 가능성 커 조심해야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전아무개(23)씨는 ‘후불제 성형’이란 말에 귀가 솔깃했다. “대출을 받아 성형수술을 한 뒤 돈은 나중에 갚아도 된다”는 성형브로커 김아무개(32)씨의 말에 끌려,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ㅁ성형외과에서 눈·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이 끝난 뒤 쌍꺼풀이 세개가 생기고 코끝이 들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전씨는 브로커와 병원 쪽에 재수술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의사는 “김씨한테서 수술비를 100만원밖에 못 받았다. 재수술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씨의 통장에서 매주 88만원의 대출 원금과 이자가 빠져나갔다. 이렇게 전씨가 낸 돈은 1000만원에 이르렀다. 재수술이 급한데 돈이 없던 전씨는 올해 4월 또다른 성형브로커를 통해 대출을 받은 뒤 다른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부작용은 나아지지 않았다.
성형브로커에게 고율의 수수료를 주고 환자를 소개받아온 서울 강남 지역 성형외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소개받은 혐의(의료법 위반)로 박아무개(52)씨 등 성형외과 의사 27명을 비롯해 병원 관계자·성형브로커·대출업자 등 8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브로커들은 수술을 먼저 받고 돈은 할부로 나중에 내는 이른바 ‘후불제 성형’을 내세워 환자를 모집했다.
경찰 설명을 종합하면, 브로커 27명은 2011년 11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후불제 성형’ 등을 내걸어 모집한 260여명의 환자를 병원에 소개해주고 수술비의 20~45%를 수수료로 받는 등 모두 7억70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은 “브로커 수수료가 비싸면 그만큼 적은 가격으로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 수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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