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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5년 병간호’ 80대 노인
아내 살해 뒤 자살기도

등록 2013-08-05 22:24수정 2013-08-05 22:30

몸이 아픈 아내를 돌보던 8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을 시도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4일 낮 12시께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한 아파트에서 고아무개(79)씨가 숨져 있는 것을 외손자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숨진 고씨 옆에는 남편인 한아무개(82)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사건 현장엔 “병간호하는 게 힘들어 내가 일을 저질렀다”는 내용이 적힌 종이가 발견됐다. 한씨는 발견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다.

경찰은 아내 고씨의 목에 난 흔적과 한씨 옆에 수면제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미뤄 한씨가 고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아내 고씨는 15년 전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으며, 한씨 혼자 부인을 돌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랜 병간호에 지친 한씨가 아내를 돌봐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생활고에 시달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녀들과 주변인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한씨가 진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회복하면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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