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 전 민주당 국회의원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12일 새벽 5시45분께 한강에 투신한 뒤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강공원 주차장에서 김 위원장의 승용차가 발견됐으며 차 안에 휴대전화기가 남아 있었다. 차 안에는 유서가 나오지는 않았다. 서울 방배경찰서 등은 김 위원장이 투신했다는 신고를 받고 소방서 등의 협조를 받아 한강 일대를 수색하고 있지만 이날 오전 11시까지 김 위원장을 찾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3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변과 관련된 듯한 글을 남겼다. “고향과 지역주민으로부터 큰 사랑과 은혜만 입고 보답도 못했습니다”로 운을 뗀 김 위원장은 “지역의 산하,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 그렇게 소중할 수 없습니다. 이 땅의 서민, 농민, 어렵고 소외받는 분들 눈물을 닦아주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정치 하고 싶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어려운 때, 진실의 촛불을 들어야 할 때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당과 당원동지들에게 한없이 미안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고 어렵고 힘들더라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 노력 포기하지 말아주십시오. 그저 미안하고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김 위원장은 바이오 벤처기업 알앤앨바이오가 금융감독원 한 간부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1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 11일 무혐의로 석방된 이 간부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알앤앨바이오 고문이던 김 위원장이 금품 전달 과정에 관여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29일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라정찬(50) 알앤엘바이오 회장의 청주신흥고 한 해 선배다.
사법연수원 25기로 법무법인 춘추 대표변호사와 단국대 교수를 지낸 김 위원장의 정치역정은 파란만장했다. 김 위원장은 2004년 17대 총선 때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 출마해 정우택 후보(현 새누리당 최고위원)를 누르고 정계에 입문한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진상조사 대책위원장을 맡아 ‘BBK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국대 교수 겸 법무실장으로 있던 2003년 학교 이전 과정에서 사업자한테서 청탁과 함께 금품 수억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2009년 9월 구속돼 의원직을 잃었다가 지난 2010년 7월 가석방된 뒤 지난 1월29일 특별 복권됐다.
복권 뒤 정치적 재기를 노리던 김 위원장은 3개월만인 지난 4월22일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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