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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LA행 대한항공기서 5살아이 고열…중태

등록 2005-08-26 19:37수정 2005-08-26 19:38

이륙 10분만에 기름버리고 회항
 “기내에 응급 환자가 생겨 부득이 긴급 회항 하겠습니다.”

25일 오후 3시30분, 인천공항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가던 대한항공 KE017편 기내에서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승객들은 술렁였지만, 곧 상황을 전해 듣고는 모두 잠잠히 회항을 기다렸다.

비행기가 항로에 접어든 지 10여분 만에 회항하게 된 것은 엄마와 함께 비행기를 탄 이아무개(5)양이 갑자기 39도를 넘는 고열과 함께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승무원들은 우선 아이의 기도를 확보하는 등 응급조처를 한 뒤 탑승객 가운데 의사가 없는지 수소문했다. 다행히 비행기 안에 있던 승객 365명 가운데 대학병원 의사가 있었다. 이 의사는 “기내에서 치료가 힘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니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기장은 의사의 소견에 따라 기수를 돌리기로 했다.

하지만 회항을 하는 것은 그리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은 활주로에서 날아오르는 것으로 끝나지만 착륙할 때는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으면서 100t에 가까운 충격이 더해진다. 그래서 항공기 안전을 위해 중량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이에 따라 모든 항공기에는 공항을 이·착륙할 수 있는 무게 제한이 있다.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747 기종은 최대 이륙중량은 388.7t이지만 최대 착륙중량은 285.7t이어서, 착륙을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항공유를 처리해야 했다.

 기장은 고심 끝에 항공유를 버리기로 하고 인천 앞바다 부근에 있는 ‘항공유 방출구역’에 약 72.6t의 기름을 쏟아부었다. 오후 4시48분 비행기는 다시 안전하게 인천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다행히 이양은 공항 안에 있는 응급 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았고, 상태가 나아져 26일 퇴원을 했다. 비행기 역시 이날 오후 6시22분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이날 버려진 항공유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4천여만원에 이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놓인 환자를 위해 기꺼이 회항에 동의해 준 승객들에게 감사할 뿐”이라며 “이는 버려진 항공유의 가격으로 따질 수 없는 정말 ‘아름다운 회항’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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