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회장 등 횡령혐의 항소심서
1심 진술 뒤집은 형제 훈계·비판
검찰, 최태원 회장 징역 6년 구형
1심 진술 뒤집은 형제 훈계·비판
검찰, 최태원 회장 징역 6년 구형
3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최태원(53·수감중)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최재원(50) 부회장 등의 횡령 혐의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부가 이들 형제를 훈계하고 비판했다.
최근 재판부의 요청으로 ‘최 부회장이 횡령을 주도하고 최 회장이 동의했다’는 내용의 예비적 공소사실이 추가된 데 대해, 최 부회장 변호인은 “1심 진술이 허위자백이라는 것은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선물투자자 김원홍씨와의 통화에서도 나타난다”며 최 부회장의 무죄를 주장했다. 최 부회장은 1심에서 펀드를 조성해 계열사 돈을 선지급받고 김원홍씨에게 돈을 송금하도록 지시했다고 진술했으나, 항소심에서는 “허위자백이었다. 펀드 선지급과 송금을 지시한 적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최 부회장은 수사기관과 1심 재판 과정에서 자백을 했다.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라. 엄청난 무게의 사건에서 변호인이 어떻게 쉽게 허위자백이라는 말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최태원 회장의 변호인도 “최 회장이 펀드 선지급금 횡령에 동의했다는 유일한 증거는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인데, 김 전 대표의 진술이 수시로 변경됐고, 우리 판단으로는 김 전 대표도 일부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은 “황혼이 아름답게 물들면 내일 날씨가 맑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추측이 아니라 자연법칙이다. 이 사건도 자연법칙과 같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이 펀드 선지급과 송금을 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동의가 있었던 것은 필연적이라는 취지다.
반면, 김준홍 전 대표는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 “전부 인정한다”고 말했다. 최태원·재원 형제의 지시로 알고 김원홍씨에게 돈을 송금했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이날 이전과 같이 최 회장에게 징역 6년, 최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오는 27일 오후 2시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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