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다 참변…이웃 “도둑” 신고 잡혀
대학생이 어릴 때부터 자신을 구박했다며 어머니와 여동생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했다.
9일 새벽 5시25분께 부산 동구의 한 주택 2층에서 대학 4학년 김아무개(25)씨가 어머니 이아무개(53)씨와 여동생(23)을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김씨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안방에서 몇십 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된데다 숨진 두 사람의 주검에 별다른 저항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두 사람이 잠을 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아래층에서 잠을 자던 이웃이 위층에서 자꾸 시끄러운 소리가 나자 “위층에 도둑이 들었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바람에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김씨가 사용한 흉기 2개를 발견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구박을 해 며칠 전부터 죽이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2년 전부터 일이 잘 안 풀려 모두 어머니 탓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영화 등을 보고 흉기를 미리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등학생이던 2006년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 여동생과 정부에서 지급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보조금을 받으며 어렵게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소 외부 활동을 잘 하지 않는 등 내성적 성격이었고, 이웃 주민한테는 친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전문의사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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