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 참가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정보원의 대선 불법 개입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시국선언 동참 1만명 넘어
출판인 838인도 행동 나서
출판인 838인도 행동 나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천주교 신도들에게 교회 밖으로 나가라고 말한 것은, 교회 안에 머무르지 말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라는 뜻입니다.”
성염 전 교황청 대사(전 서강대 교수)의 목소리는 엄숙했다. 국가정보원의 불법 대선개입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시국선언에 나선 천주교 평신도가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천주교 시국선언 추진위원회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 국민은 4·19와 5·18을 겪으며 불의에 항거해왔습니다. 이런 국민성을 이어가 국정원 사태도 반드시 국민의 승리로 끝나야 합니다.” 성염 전 대사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성 전 대사에 이어 정중규 대구대 재활정보연구소 부소장은 “그동안 천주교의 정치적 행동이 사제·수도사 중심의 움직임이었음을 내부적으로 인정하고 그 외연을 넓힌 데 의의가 있다”며 천주교 평신도들의 시국선언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은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국정원 개혁 방안 제시를 촉구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경동현 우리신학연구소 소장은 “사제들과 달리 평신도는 실명공개에 대한 부담이 많다. 자기 이름을 공개하고 발언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시대를 살고 있지만 평신도들의 호응이 뜨거워 참여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여세를 몰아 10만 서명까지 가자는 내부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시국선언 서명에 동참한 평신도는 10일 오후 5시 현재 1만1350명을 넘어섰다. 공지영 작가, 김형태 변호사 등 각계 대표 평신도 50명은 지난달 27일 서명운동을 제안하며 시국선언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후원 모금 누리집 ‘소셜펀치’(socialfunch.org/layshout)와 오프라인에서 서명을 받아왔다.
한편, 출판문화인들도 국정원 선거개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사태의 조기 수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후마니타스 책다방에서 ‘꽃이 뿌리를 지키려 한다 -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출판문화 838인 시국선언’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최근의 파행사태가 상식적이고 타당한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무시당하고 계속 악화하는 현실을 더는 보고 있을 수 없어”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강수걸(산지니), 김수영(로도스), 박혜숙(푸른역사), 윤철호(사회평론), 정은숙(마음산책), 정종주(뿌리와이파리), 한철희(돌베개)씨 등 출판사 대표와 변정수, 원종찬씨 등 평론가, 여러 작가들과 출판 편집자 등이 서명에 참여했다.
박유리 한승동 기자 nopimul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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