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부실 등 책임 물을 듯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사고의 피해자들이 항공기 제작사인 미국 보잉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소송을 추진중인 법무법인 바른의 하종선 변호사는 24일 “항공기 기체 결함으로 사고 당시 승객들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었다. 현재 피해자들과 상담중이며 다음달 중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보잉사를 상대로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 변호사의 설명을 들어보면, 사고 항공기인 ‘비(B)777’ 기종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는 어깨와 허리를 감싸는(3점식) 안전벨트가 있지만 일반석에는 허리만 감싸는(2점식) 벨트만 있다. 하 변호사는 “이번 사고의 충격으로 일반석 승객들은 상체가 크게 흔들려 다쳤다. 미국 자동차 제조물책임 소송에서 2점식 벨트는 결함이 있다고 판결났고, 그 결과 10여년 전부터 자동차의 모든 좌석이 3점식 벨트로 교체된 점에 비춰 보잉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기체 바깥쪽으로 터져야 할 탈출 슬라이드 8개 가운데 6개가 안쪽으로 터져 객실 승무원이 다친 점 등도 기체 결함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들은 조종사들이 사고 7초 전까지 관제사들로부터 경고를 받지 못한 점도 관제사의 과실로 보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관리하는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도 소송을 낼 계획이다.
지난 7월6일 아시아나항공 214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는 도중 활주로 앞 방파제 부분에 랜딩 기어가 부딪치는 사고가 일어나 승객 3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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